구글-에스리-SKP, 앱개발자 '손짓' 이유는

일반입력 :2013/03/21 08:39    수정: 2013/03/22 13:50

모바일 기기를 다루는 일반 사용자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를 손짓하는 지리정보서비스(GIS) 업계 움직임이 바빠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SK플래닛처럼 B2C 앱개발자용 클라우드 백엔드 시스템을 갖춰온 국내외 업체들이 생태계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B2B 분야에만 주력했던 지도플랫폼 사업자 에스리도 연내 외부 개발자및 사용자 확보 전략을 구체화했다.

일상과 긴밀한 모바일앱과 GIS는 원래 궁합이 좋다. 이들은 위치기반서비스(LBS)로 엮인다. 앱이 돌아가는 단말기는 내장된 위성항법장치(GPS) 센서로 위치정보를 만들어낸다. GIS에는 위치정보를 중심으로 주변 상가, 건물, 교통, 이벤트 정보가 올라가 기업에겐 사업기회를, 공공기관에겐 대국민서비스를 지원한다.

■SK플래닛의 플래닛엑스

SK플래닛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앱개발자용 오픈플랫폼 '플래닛엑스'를 운영해왔고, 지난 2월 SK마케팅앤컴퍼니와의 합병으로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확보했다. SK마케팅앤컴퍼니는 전문GIS업체와 내비게이션 제조사들에게 지도데이터를 공급하는 사업도 해왔다.

이미 플래닛엑스는 공식 개발자센터를 열고 앱개발을 위한 여러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한다. 개발자들은 자신의 앱을 웹커뮤니티 싸이월드나 포털 네이트, 오픈마켓 11번가와 네이트온 메신저 등 앞서 상용화된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다. 여기에 LBS를 위한 '티맵'도 포함된다.

티맵 API는 목적지 통합검색, 실시간 버스정보같은 대중교통, 터치기반 지도사용과 음성 검색을 지원한다. 내비게이션용 지도에서 빠른길찾기와 대중교통 경로탐색 같은 기능을 다져온데 이어 외부 앱개발 업체를 통해 B2C 마케팅 목적의 보물찾기앱 '티맵지오캐싱'을 내놓기도 했다.

플래닛엑스가 제공하는 일련의 API는 서비스형백엔드(BaaS)로 분류된다. BaaS는 앱개발자들의 서버개발 부담을 덜어주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플랫폼(PaaS)의 한 갈래다. 이미 스마트폰과 태블릿 확산으로 크고 작은 기업이든 일반 개발자든 모바일앱을 통한 서비스 개발에 접근이 쉬워진 경향이 BaaS의 등장으로 더 뚜렷해진 상황이다.

BaaS 사업자들은 자신의 플랫폼을 더 많은 개발자들이 써주길 바란다. 단지 연결된 앱의 접속규모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모델 때문만은 아니다. 플랫폼에 연결된 앱이 늘어날수록 그 서비스의 가치도 함께 향상되기 때문이다.

■구글 엔터프라이즈의 B2B 지도서비스 공세

대외적인 개발자 생태계 확보 노력은 구글도 일찍부터 세계 공통으로 진행중이다. 무료서비스와 안드로이드같은 스마트폰 플랫폼에 내장된 기본 지도 앱을 통해 사용자기반을 확보 후 사업기회로 연결시키는 방식이다.

안드로이드는 제조사들에게 무료로 제공돼 스마트폰 시장의 윈도처럼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개발자들은 구글맵 기반인 안드로이드 내장 지도를 써서 대중교통이나 주거지 인근의 생활정보을 제공하는 LBS앱으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경쟁사 애플의 iOS를 다루는 앱개발자들이 자사 지도를 쓰는 앱을 만들 수 있도록 iOS용 구글맵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와 별개로 구글은 글로벌 지도서비스를 일반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기업과 전문 서비스업체들에게 그 연관서비스를 개발하는 플랫폼을 유료로 서비스한다. 구글맵스를 유료화한 지난 2011년부터 SPH같은 구글엔터프라이즈 부문 파트너가 구글지도 국내총판을 맡아 사업해왔다.

이 경우도 근본목적은 돈벌이보다 비즈니스생태계 확보란 게 파트너 SPH의 생각이다.

소광진 SPH 대표는 구글이 유료로 지도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기본 입장은 로드맵 발전에 집중돼 있을 뿐이라며 가격구조가 3년전부터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는데다 파트너들에게 매출 측면의 실적을 강화하라는 압박도 없다고 말했다.

대신 구글은 B2C 시장의 사용자 친화성과 개발자들 사이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비즈니스GIS 쪽에 공세를 강화하는 추세다. 온프레미스방식의 '구글어스엔터프라이즈'와 별개로 클라우드 기반 GIS 플랫폼인 '구글맵엔진'을 내놓으면서다. 다만 아직 구글맵엔진은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에스리, 개발자와 일반인 사용자 손짓

구글이 영토확장을 꾀하는 비즈니스GIS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는 에스리다. 구글어스엔터프라이즈가 시스템통합(SI) 방식으로 공급되는 GIS플랫폼이란 측면에서 에스리의 전문 솔루션과 같은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나온 제품으로 이해된다.

에스리도 방어진형을 갖추고 역습의 기회를 다지는 모습이다. 일단 회사는 이미 구글처럼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 GIS를 제공하는 '아크GIS온라인'를 출시했다. 이는 아크GIS닷컴 사이트를 통해 웹기반 API를 통한 웹앱 또는 부가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한 GIS서비스로 구현 가능하다. 또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같은 외부 클라우드에 아크GIS를 돌리기 위한 서버이미지 형태도 제공한다.

에스리 본사는 이미 지난 17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내부연구중인 주제를 공개하며 더 극적인 생태계 확장의 단초를 제시했다.

당시 회사는 코딩 작업 없이 여러 GIS 영역을 아우르는 '커뮤니티베이스맵'에 끌어다놓기로 부가정보를 서비스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실시간 기상정보나 특보를 얹거나, 지도상에 교통정보를 첨가할 수 있다. 사용자가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그 결과를 담아 올릴 수 있는 웹앱을 몇가지 설정만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다.

회사는 지도를 보여주기 위해 '갖고 놀거나' 지리정보데이터를 형상화하는데 쓰는 툴을 제공하는 색다른 방식을 구상중이다. 자사 지리정보데이터를 지도제작자들뿐 아니라, 개발자 및 프로그래밍이나 맵핑 지식이 거의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유용하게 만들고자 고민중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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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B2C 시장을 염두에 둔 모바일앱 개발자들을 끌어모을 계획도 하고 있다. '아크GIS포디벨로퍼'라는 개발도구를 배포해 에스리의 GIS플랫폼에 대한 인지도와 개발자들의 친숙성을 다질 계획이다.

정승은 한국에스리 마케팅 이사는 배포방식이나 라이선스 등은 확정짓지 못했지만 라이트한 모바일앱 개발자를 겨냥해 아크GIS포디벨로퍼를 연내 선보일 것이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