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큐레이팅]옷 잘 입는 女의 수다 ‘스타일쉐어’

일반입력 :2013/03/16 12:50    수정: 2013/03/16 13:25

전하나 기자

“입술 색깔 정말 예뻐요. 옷이랑 잘 어울리네요.”

“가방 어디서 사셨어요? 제품 정보 좀 알려 주세요.”

“저 내일 이렇게 입으려고요. 한 번 봐주세요.”

오로지 이런 이야기만 쉴새 없이 떠드는 공간이 있다. 하루에도 옷, 가방, 신발 사진이 3천장 이상 올라온다. 이를 스크랩하고 또 여기에 달리는 댓글만 매일 각각 2만건, 5천개가 넘는다.

‘스타일쉐어’는 옷 잘 입는 언니들의 수다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패션 SNS다. 출시 1년 3개월 차인 현재 120여개국 35만명 사용자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0대에서 30대까지 젊은층이 사용자의 98%를 차지하고 이 중에서도 20대의 비율이 70%로 가장 높다.

이들 중에는 ‘패션 러버’라면 누구나 알만한 패션 블로거, 유명 디자이너, 패션 모델들도 있다.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는 “최근 스타일쉐어가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셀러브리티들의 계정이 크게 늘었다”며 “이제 사람들은 트위터가 아닌 스타일쉐어에서 이들의 근황을 본다”고 했다.

이렇게 유명인들의 일상 화보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지만 스타일쉐어만의 가장 큰 장점은 잡지 속 포즈를 취하는 전문 배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서비스에선 고가의 명품이나 백화점 브랜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옷장 속에서 꺼내 입을 수 있는 옷이 관심을 끈다.

스타일쉐어를 통해 자신이 오늘 입고 나갈 패션 코디를 선보이며 조언을 구하고 옷 잘 입는 사람의 코디를 참조하며 내일 입을 옷을 결정하기도 한다.

진짜 잡지 속 모델이 돼보는 특별한 경험을 얻을 수도 있다. 윤 대표는 “국내외 유명 패션 잡지에서 스타일쉐어의 콘텐츠를 지면에 싣고 싶다는 요청을 부쩍 해온다”고 말했다. 얼마 전 일본 엘르걸이 스타일쉐어의 사용자를 독자 모델로 소개했다.

스타일쉐어는 신진 디자이너나 신생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 오프라인 패션 소호몰 점주 등에게 마케팅 채널로도 각광받고 있다. 패션에만 관심있는 사용자를 모아 놓았으니 홍보 효과는 만점이다. 최근에는 중소업체 뿐 아니라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이벤트 제휴를 문의하기도 한다.

현재 스타일쉐어는 70%를 웃도는 사용자 재유입률을 보인다. 이 회사는 이 같이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달 초 뉴욕패션위크를 생중계한 일이 대표적 예다. 현지 사진가를 섭외해 런웨이 뿐 아니라 백스테이지, 현장 열기 등을 스타일쉐어 사용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윤 대표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패션쇼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나아가 패션에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싶었다”며 “보통 잡지사들이 한달 뒤 콜렉션북으로 엮어내는 패션쇼 사진들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니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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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쉐어는 오는 25일 시작되는 서울패션위크도 생중계한다. 수익성이 없어 대기업이나 대형 방송사들도 하지 않는 일이다. 내달 7일에는 신촌에서 사용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플리마켓(벼룩시장)’도 열 계획이다.

상반기를 기점으로 주제어 검색, 커뮤니티 국가별 피드 최적화, 제품 태그 기능 등을 추가, 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방침이다. 명실상부한 1위 패션 SNS가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