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폰 韓 진출 2년, 눈빛이 변했다

일반입력 :2013/03/14 15:30    수정: 2013/03/14 16:40

김희연 기자

소셜커머스 그루폰이 한국에 진출한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원조 소셜커머스라는 명성을 등에 업고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지난 2년간의 여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3월 14일, 그러니까 정확히 2년 전 오늘 그루폰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시작한 그루폰은 불과 5년 만에 전 세계 48개국에 진출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우리나라는 그루폰이 진출한 44번째 국가였다.

그루폰코리아는 처음부터 세간에 높은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 시장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먼저 자리를 잡은 티켓몬스터와 쿠팡에 밀려 고전하더니, 급기야 대표가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제 그루폰 코리아는 와신상담하는 마음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동시에 깔렸다.

그루폰코리아, 지난 2년은...

우리나라에서 소셜커머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것은 지난 2010년부터다. 젋은 소비자 층을 중심으로 소셜커머스라는 신조어가 어색하지 않을 무렵, 그루폰도 국내 진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와 다른 국내 시장 환경의 특성을 발빠르게 반영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와 달리 유독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소셜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소셜커머스의 경우는 개별적인 딜 입소문에 따라 흥행이 좌우되기도 하지만 국내서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가 높아야 구매로 이어진다”면서 “그루폰이 초기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시장 분위기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잃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루폰코리아는 실제로 실적부진을 이유로 지난해 5월 29일부로 황희승 대표의 교체를 결정했다. 당시 본사는 실적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반면 국내서는 꾸준히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교체 이유는 새로운 경영진을 투입해 보다 안정적인 경영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이었지만, 실제 속사정은 실적 부진을 둘러싼 경영진의 갈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루폰코리아 초기 멤버로 회사 재무이사를 맡았던 김홍식 대표 체제로 접어들었다. 그루폰이 재무전문가였던 그를 대표로 선임한 것에 대해 업계는 그루폰이 공격적인 사업 확대 보다는 단지 재무재표 숫자를 맞추는데 주력하지 않겠냐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루폰 색깔 더욱 진하게...빅3 진입 목표

설상가상으로 그토록 잘 나가던 그루폰 본사도 위기를 맞는다. 지난 2011년 11월 기업공개(IPO) 이후 상승세가 꺾이면서 성장통을 앓았던 것. 결국 창업자인 앤드류 메이슨 마저 경질될 정도로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한때 눈부신 성장가도에서 야후와 구글에 거액의 인수 제안을 받을 정도로 잘나갔던 그이기에 충격은 더 컸다.

그러나 그루폰코리아는 흔들리는 본사와는 무관하게 새로 마음을 다잡는 분위기다. 이미 한번 아픔을 겪은 후 새롭게 시작한 그루폰 코리아는 김홍식 체제에서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재무통이었던 김홍식 대표가 그루폰의 메인 모델로 나선 것은 이러한 의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사이트 전면에 김 대표가 용감하게 등장한 모습이 당대 톱스타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한 경쟁사와 극명하게 대비됐다. 글로벌 기업 특유의 뻣뻣함은 모두 지웠다. 마치 돌침대나 산수유 사장님 같은 친숙함이 느껴질 정도다.

그루폰코리아는 올해부터 글로벌 네트워크, 모바일 쇼핑, 지역딜을 중심으로 사업을 점차 강화하며 경쟁 소셜커머스와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세계 각 국에 퍼져있는 그루폰 지사를 적극 활용해 그루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해외 상품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모바일 쇼핑은 최근 2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애플리케이션 정비를 끝냈다.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고 파트너사와의 원활한 정산 및 거래를 위한 서비스도 선보였다.

관련기사

지역딜의 강화 역시 눈길을 끈다. 그루폰코리아는 지난 하반기부터 준비 중이었던 새로운 서비스딜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홍식 그루폰코리아 대표는 “오늘의 그루폰이 있는 것은 그루폰을 믿고 함께해 준 파트너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도 발전된 모습과 서비스는 물론 파트너사들과의 상생을 통해 고객들에게 만족을 보장하는 그루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