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의 한국 사랑 "진심은 통한다"

일반입력 :2013/03/18 08:23

정현정 기자

외국계 반도체 업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퀄컴, 인텔 등 기업들은 장학금 지원과 경진대회를 열어 이공계 인재육성에 나서기도 하고 대학원 연구실이나 벤처기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외국계 기업들의 특성상 국내에 대규모 시설 투자나 연구개발(R&D) 투자가 어려운 만큼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자사의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우수 인재를 발굴하는 등 효과를 노리고 있다.

TI코리아는 지난 2010년부터 외국계 반도체 업체로는 거의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한다. 이 밖에 매년 전국에서 최신 제품 및 솔루션을 소개하는 교육 및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엔지니어들이 TI의 제품을 실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됐다. 실험·실습 시간에 관련 개발 장비를 필요로 하는 연구실에 무상으로 개발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0년 건국대학교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장비를 50여개 연구실(Lab)에 제공하고 디지털 신호처리(DSP) 관련 장비도 70여개 연구실에 도입했다. 이외에 대학(원)생 대상 MCU 논문 콘테스트와 DSP 디자인 컨테스트도 진행되고 있다.

TI코리아 관계자는 직접적인 시설 투자 액수가 중요하게 생각되는 경향이 있지만 인재육성과 기술 전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투자의 중요성이 적지 않다면서 대학에서부터 반도체를 활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돌아오는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인텔코리아는 스타트업 투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전세계 스타트업과 일반기업에 투자하는 인텔의 투자 및 인수합병(M&A) 조직인 인텔캐피탈은 지난 1998년 한국에 첫 투자를 시작한 이후 두 명의 투자매니저를 두고 모바일 인터넷, 네트워크 솔루션, 소프트웨어, 반도체 장비 등 27여개 기업에 약 2억달러에 투자를 진행했다.

인테그런트 테크놀로지, 모바일탑제너시스템즈, 크루셜텍 등 업체들은 상장하거나 인텔에 인수됐다. 지난해에는 한국의 소셜 게임 개발사 및 소셜 플랫폼 퍼블리셔인 라이포 인터랙티브도 인텔캐피탈의 투자를 받았다.

퀄컴코리아의 경우 국내 대학생들을 선발해 미국 샌디에이고 본사를 견학하는 프로그램인 '퀄컴 IT 투어'가 독보적이다.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퀄컴 본사에서 제이콥스 회장을 만나 구상한 아이디어를 프리젠테이션 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퀄컴코리아 관계자는 11년 전 사회공헌 방안을 찾던 한국 지사에서 직접 제안해 진행되는 행사로 현재는 폴 제이콥스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이런 기회를 통해 퀄컴의 문화에 익숙해지고 본사에 입사 지원해 취직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우수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수여하는 퀄컴 공대생 장학금 프로그램도 한국 지사에서 제안한 프로그램이다. 이공계 인재 육성을 목표로 지난 2004년 시작한 이후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전국 이공계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하며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한학기 등록금 전액이 지원된다.

이 밖에 이공계 석·박사 과정 학생들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퀄컴이노베이션어워드', 무선통신산업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10만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지원하는 경진대회인 '큐프라이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