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차기 수장은...유력 후보 7인 집중해부

일반입력 :2013/03/12 11:13    수정: 2013/03/12 16:21

정현정 기자

지난해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5월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갑작스레 밝히면서 차기 CEO 자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텔 안팎은 물론 증권가를 중심으로도 여러 후보자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인텔이 지난 45년 간 외부 영입 인사를 CEO 자리에 앉힌 적이 없다는 점에서 우선 수석부사장 그룹을 중심으로 후보자들이 포진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인텔이 차세대 모바일 시장에 대응해야하는 중요한 변곡점에 서있다는 점에서 전격 외부 영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차기 CEO는 모바일 시장에 대응하면서 PC 시장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간) 美 씨넷은 인텔 내부와 외부에서 차기 CEO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가장 먼저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인텔의 수석부사장 그룹이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우선 눈에 띈다. 폴 오텔리니 CEO와 그의 전임 CEO 였던 크레이그 배럿도 COO를 거쳤다.

1982년 인텔에 입사해 여러 기술 분야를 거쳤다. 회사의 제조시설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적임자로 꼽힌다. 폴 오텔리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인텔 CEO들이 엔지니어 출신이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하지만 크르자니크 COO는 마케팅과 영업 분야 경력이 전무하고 회사 외부적으로 인지도가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다른 후보자들의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한 스테이시 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부에서 또 다른 유력 후보자로 거론된다. 그는 1988년 인텔에 입사해 재무, 영업, 마케팅 등을 두루 거쳤다. 금융권과 밀접하게 일하면서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텔의 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기술적인 근무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은 최고 약점으로 꼽힌다. 오텔리니 현 CEO도 주로 경영 분야에서 일했지만 PC와 서버용 마이크로프로세서 부서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르네 제임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총괄 수석 부사장은 1988년 인텔에 입사한 이후 주요 소프트웨어 분야 경력을 이어왔다. 인텔이 지난 2010년 보안용 소프트웨어 업체 맥아피를 인수하는 등 소프트웨어는 최근 주요한 분야로 부상했다. 하지만 제조업 분야에는 신규 공장 건설과 연구개발(R&D)에 수십억달러 투자 결정이 필요한 만큼 해당 분야 경력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작용한다.

데이비드 펄뮤터 인텔 최고제품책임자(CPO)도 유력한 후보다. 그는 1980년 인텔에 입사해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일했다. 특히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센트리노 라인의 성공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마케팅과 영업 분야에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대외적인 인지도도 높지 않은 편이다.

외부 후보자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인물은 팻 갤싱어 VM웨어 CEO다. 그는 1979년 인텔에 입사한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면서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션 말로니와 최고경영자 자리를 놓고 경쟁에서 밀리면서 EMC로 자리를 옮겼다. 션 말로니가 지난 2010년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CEO 직을 물려받을 수 없게 되자 그를 대체할 후보자로 다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갤싱어는 기술 분야에서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고 인텔의 문화에도 친숙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가 VM웨어 CEO로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조 투치 현 EMC CEO 은퇴 후 그의 자리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있다.

산제이 자 전 모토로라모빌리티 CEO는 모바일 분야 경력이 높게 평가된다. 모토로라는 전성기 시절 인텔의 최대 고객사이기도 했다. 그는 모토로라로 자리를 옮기기 전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퀄컴에서 COO와 반도체 부문 사장을 지냈다. 하지만 인텔 특유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고 모토로라가 겪은 위기로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마이클 스플린터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 CEO도 인텔 출신으로 오텔리니와 CEO 경쟁에서 밀리면서 지난 2003년 인텔을 떠났다. 그는 인텔에 20년 간 근무하면서 영업 및 마케팅 부문 이사, 기술 및 제조 그룹 수장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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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인텔 문화에도 친숙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올해 오텔리니와 같은 62세의 나이로 65세 정년을 앞두고 있다는 점과 모바일 분야 경험이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외에도 데이비드 드왈트 전 맥아피 CEO, 윌리엄 누티 NCR코퍼레이션 CEO, 데이브 도나텔리 전 EMC 부사장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최곤 해고된 스콧 포스톨 소프트웨어 부사장, 스티븐 시놉스키 윈도 총괄 부사장 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