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속 한국형 IT기술

일반입력 :2013/03/10 12:04    수정: 2013/03/11 09:03

송주영 기자

<고흥=송주영 기자>2013년 1월 30일. 이 날은 우리나라가 세계 11번째로 스페이스클럽에 가입한 날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자력으로 위성을 쏜 11번째 나라가 됐다.

나로호의 2단발사체, 나로과학위성은 순수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우리 우주과학자들의 땀이 스며들었다. 우리의 힘으로 만든 나로호 발사의 숨을 기술이 또 있다.

지난 8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처음으로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진 발사통제시스템을 공개했다. 86대의 서버에서 180여개의 정보를 추적하는 이 시스템은 나로호 발사 이틀 전 기립 시기부터 발사 직후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기까지의 9분 동안의 시간을 책임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기술관리팀 최용태 선임연구원은 “시스템 개발은 생각보다 어려운 과정이었다”며 “시스템 안정성 등을 생각하다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자체 기술이기 때문에 향후 변환도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수 우리IT서비스 기술로 구현한 발사시스템

나로호 발사통세 시스템은 총 8개로 5개망, 84개의 서버로 구성됐다. ▲비행정보중앙처리시스템(CDPS) ▲원격수신자료 전시시스템(EDS) ▲비행정보 전시시스템(MEDS) ▲미션상태 전시시스템(MSDS) ▲미션정보 분배 시스템(MDDS) ▲비행정보 시뮬레이션 시스템(STS) ▲표준시각 분배망 제어 시스템(TCS) 등이 있다. 네트워크는 용도별로 임무망, 업무망, 인터넷망, 외부인망, 시설안전망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임무망, 업무망 등은 외부와는 네트워크 연결이 되지 않은 채 나로우주센터 내부에서만 활용되는 폐쇄망이다.

인터넷과도 연결되는 외부인망 등은 별도로 운영했다. 각 네트워크망은 신호 간섭, 해킹의 위험을 막기 위해 분리했다.

이 시스템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했고 SK C&C, 탑엔지니어링 등 우리나라 IT서비스, 장비업체가 참여했다.

■발사 직후, 시스템이 나로호를 쫓는다

나로호 발사 과정은 2일 전부터 준비작업이 본격화된다. IT시스템도 2일 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날 을 위해 3년의 구축기간이 걸려 개발한 시스템이다.

48시간 전 나로호는 발사체 기립과 함께 지상장비와의 연결작업이 이뤄진다. IT시스템은 이 시기부터 진가를 발휘한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나 IT시스템에 의존해 정확성을 높여야 하는 업무에 대해 자료처리, 자료분석 등의 임무를 IT시스템이 담당하게 된다. 나로호는 발사과정을 모두 IT시스템에 의존한다. 카운트다운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발사까지의 15분 동안을 모두 자동화된 시스템이 점검을 하게 된다.

카운트다운 15분 전 자동발사 기능이 작동하면 여기서 나오는 모든 처리 신호는 발사통제시스템으로 보내진다. 문제가 생기면 사람의 판단이 아닌 IT시스템의 신호처리에 따라 자동으로 발사가 정지되는 구조다. IT시스템이 발사를 중단시키면 이후 연구원이 투입돼 시스템을 점검하게 된다.

■9분 숨막히는 순간, 기술팀도 숨죽여 주시

나로호는 15분 카운트 동안의 마지막 점검 과정을 거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우주로 떠난다. 나로호의 이동경로는 레이더, 수신장비를 통해 추적된다. 나로우주센터는 기상관측소, 나로우주센터, 제주추적소, 마북산 기상레이더센터 등에 원격수신장비, 레이더 장비 등을 운영한다.

나로호 광학추적장비 1대가 센터에서 운영되고 레이더 장비가 우주센터, 제주추적소 등에서 운영된다. 원격자료 수신장비도 우주센터, 제주추적소, 해상 선박 등에서 총 4대가 운영된다. 최 선임연구원은 “장비 한 대는 해상 선박을 통해 나로호의 위치를 수신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자료는 위성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센터에 보내도록 구성했다.

추적장비와 센터는 상호통신을 한다. 추적장비가 나로호의 위치정보를 우주센터로 보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센터에서 정보를 장비로 보내기도 한다. 만일 장비 중 한 대가 나로호의 위치를 놓치게 되면 다른 장비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센터가 다시 위치를 놓친 장비에게 보내준다.

비행 중단 여부도 센터의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판단한다. 비행안전 관련 정보가 센터에 수집되고 추력을 중단했을 때 파편이 어떤 모양으로 어느 지역에 추락할 것인지가 시스템으로 시뮬레이션된다. 비행이 중단돼야 하는 상황이고 안전한 위치에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되면 시스템은 비행중단을 처리할 수 있다. 나로우주센터의 IT시스템은 발사 과정부터 처리까지의 실시간 정보 180여개를 추려서 전문가별로 데이터를 분석,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들 시스템은 모두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어졌다. 최 선임연구원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시스템을 살펴봤지만 각자 고유의 발사체, 발사대 환경에 맞게 구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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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통제시스템은 앞으로 장기 우주한국에 대한 준비작업을 위해 플랫폼화도 계획됐다. 최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플랫폼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며 “경험을 쌓아가면서 소프트웨어를 패키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오는 2019년에는 나로호를 넘어선 한국형발사체 발사시스템 구축 작업을 계획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19년, 2021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러시아산이 아닌 한국형 1차발사체를 이용해 우주로 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발사통제시스템은 다시 또 그 날을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