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트위터·인스타그램에 투자한 이유는”

‘트위터’ ‘인스타그램’ 투자 이끈 조나단 테오

일반입력 :2013/03/08 13:38    수정: 2013/03/08 15:54

전하나 기자

‘트위터, 인스타그램, 스냅챗.’

셋의 공통점은?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진 서비스라는 것이 우선 꼽힌다.

트위터는 현재 기업가치가 우리 돈 약 10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4월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도 지난달 말 월 사용자수 1억명을 넘어서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10대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스냅챗도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 약 1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두 번째 공통점은 모두 한 남자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스냅챗 투자를 이끈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털리스트 조나단 테오㊱를 7일 만났다.

이들 서비스에 투자하게 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과 같은 사용성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단박에 답했다.

그에 따르면 온라인 세상에서 페이스북은 ‘우체국’, 트위터는 ‘방송국’과 같은 역할을 한다.

테오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온라인 사회는 실제 세계와 마찬가지로 인프라, 법체계, 문화(콘텐츠)라는 세가지 구성 요소를 갖는다”며 “때문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온라인 사회에서 실제와 같은 용도의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은 모두 사용 목적과 사용자들의 참여 동기가 분명한 성장모델을 가지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이들 서비스가 단순히 실제를 모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효율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고 했다. “가령 예전에는 출판사 등에서 도제식으로 길러졌던 작가들이 트위터를 통해 직접 발언권을 갖고 또 출판까지 할 수 있게 됐다”는 예가 덧붙었다.

테오는 이런 관점에서 벤처기업가들을 ‘기술로 인해 더 좋은 사회를 만들 기회를 부여받은 사람들’이라고 칭했다. 또 이를 유지시켜 나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용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로 연결된 온라인 세상은 창의성 있는 사람들이 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사회, 아직까지 학대받거나 남용되지 않은 사회”라며 “기업가는 물론 소비자가 온라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감 있게 사회를 발전시켜가야 한다”고 했다.

테오는 갈수록 더해지고 있는 SNS 피로감과 거품론에 대해서도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모든 제품은 일정 정도의 성공 이후 파괴 현상이 나타나는 분명한 주기가 있다”면서 “현재 SNS가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뒤 파괴 현상이 일고 있는데 플랫폼 위에 얹힌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이 함께 성장하면서 또 다른 ‘사용자 인게이지먼트(포용 또는 참여)’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머잖아 새로운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2의 트위터’, ‘제2의 인스타그램’은 언제든 탄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가 이날 한국에 온 까닭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기업 ‘스파크랩’의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7월 공식 출범한 스파크랩은 현재 아블라컴퍼니, 미미박스, 엔에프랩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의 부사장 겸 인터넷 전도사인 빈트 서프,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기술 책임자였던 레이 오지와 같은 세계적 경영 전문가를 고문단으로 두고 있으며 조나단 테오는 멘토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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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열 두살에 가족과 여행을 왔고 이후 사회 초년병으로 구글서 일할 때 한국 지사에 온 적이 있다. 그는 “10여년 전 방문했을 때 콘크리트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선 서울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이번에 다시 찾은 서울은 어딜 가나 첨단 기술이 녹아든 도시라는 점에서 더 놀라웠다”며 “한국 기술 스타트업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꿈이 있는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사람들을 연결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는 그는 실리콘밸리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많은 한국 벤처기업들에 “기업을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과 만나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관계를 쌓는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