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던 지하철 광고…게임이 살렸다

일반입력 :2013/03/03 09:50    수정: 2013/03/03 10:02

지하철 및 역사 내 광고가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모바일 게임으로 물들었다. 한때 무가지로 지하철 광고 시장 분위기가 시들었다는 항간의 이야기가 무색할 지경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으로 지하철 광고가 활황세를 띄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관련 게임 및 앱 광고 문의가 급증하고 실제 광고 집행 사례도 늘어났다.

지하철 내 광고 대행사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게임사의 광고 문의가 물밀 듯이 들어온다”면서 “시대의 조류가 한껏 바뀌었다고 날마다 느끼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하철 내 상단 광고는 물론 역사 내 곳곳에서 감지된다. 객실 내 좌석 상단 가로 광고와 안전 도어 스크린은 물론 개표구와 각종 스크린 영상 광고에서 모바일 게임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최신 인기 게임인 CJ E&M 넷마블이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다함께 차차차 for Kakao’와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윈드러너 for Kakao’ 광고 영상 및 포스터는 지하철 이용자라면 매일 출퇴근 또는 등하굣길에 아무렇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지하철 광고 열풍 분위기를 두고 두 가지의 이유로 요약했다.

우선 지하철 이용자의 모바일 게임 이용 집중 현상이다. 그는 “자가용으로 운전하는 사람보다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경향이 더욱 짙다”면서 “광고주 입장에선 인구가 몰려있는 대도시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 광고 예산을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말했다.

글로벌 IT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액이 PC를 넘어섰다고 발표하기에 이른 상황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을 뿐 아니라 이동통신사의 무선통신망과 무선 인터넷망이 촘촘하게 분포된 편이다. 어느 곳보다 무선이동통신 환경이 잘 갖춰진 지하철이 모바일 게임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광고 효과는 잠재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을수록 효과적이다. 지하철에 모바일 게임사의 자사 게임 광고가 몰리는 이유다.

이와 함께 관련 업계의 경쟁이 심화된 이유가 크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모바일 게임이 하루에도 수십 종씩 출시되는 만큼 경쟁사가 지하철 광고에 입점한 이상 다른 게임 회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하철 광고 경쟁은 비단 자금력이 비교적 풍부한 대형 회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소규모 게임 개발사나 배급(퍼블리싱) 업체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하털이 다른 미디어 대비 광고 금액이 저렴한 탓이 크다. 즉, 주요 포털 사이트 배너 광고나 TV 광고와 다르게 모바일 게임사들이 지하철 광고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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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역사 같은 경우는 한 회사가 광고 권한을 장기간 독점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는 지하철 내 모바일 게임 광고는 QR 코드를 활용해 자사 게임 이용케 하는 단계를 넘어서 브랜드 이미지 노출 효과도 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