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웹OS 인수…외신, "HP의 승리"

일반입력 :2013/02/26 14:22

LG전자가 비운의 운영체제 웹OS를 HP에게서 넘겨 받았다. 독자 TV용 OS을 갖게 됐다는 점과 웹 기반의 스마트TV 탄생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LG전자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웹OS 거래의 승자는 사실상 HP란 평가도 제기된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LG전자가 HP로부터 웹OS의 모든 자산을 인수한 것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HP는 2010년 팜 인수로 확보한 웹OS 관련 특허를 그대로 보유할 뿐 아니라, 웹OS제품을 비롯해 백엔드 시스템, 앱 카탈로그, 업데이트 서비스를 계속 운영한다. 웹OS 특유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앱마켓 운영은 HP의 소유란 의미다.

LG전자는 웹OS의 소스코드, 문서, 웹사이트 등을 인수했다. 이와 함께 HP의 웹OS 클라이언트 개발 인력을 흡수하기로 했다. 팜 스마트폰과 PDA에 대한 소비자 지원서비스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웹OS 스마트TV HP에 특허사용에 대한 라이선스비용을 지불한다.

HP는 결과적으로 골치거리였던 웹OS의 개발에 관해서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대신 클라우드 기반의 웹OS 서비스에 대한 지원팀을 클라우드서비스 조직에 운영할 계획이다. 웹OS의 실제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유지하고, 업데이트하는 역할을 HP가 맡게 된다. 개발 스트레스에선 벗어나고 실속을 챙기게 된 셈이다.

빌 벡트 HP 최고운영책임자(COO)는 HP는 웹OS를 지원하는 조직을 클라우드 서비스사업부에 유지한다라며 웹OS 플랫폼을 다양한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클라우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제공할 기회를 언급했다. 다시 말해 LG전자의 웹OS 스마트TV에 앱스토어를 만들게 되면, 그 앱스토어 인프라에 대한 관리는 HP의 몫이다. 서비스 운영에 따른 수익은 LG의 몫이지만, 그 인프라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통해 HP가 수익을 함께 얻게 된다.

외신들은 웹OS 발명에 참여했던 핵심개발인력들이 HP를 이미 회사를 떠난 상태라고 전했다. LG전자가 HP에서 흡수하게 될 인력은 HP의 팜 인수 후 나온 웹OS 3.0 버전 개발인력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당초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최적화된 웹OS를 TV용으로 개조하는데 필요한 SW개발역량 확보가 관건이다. HP를 떠난 팜의 기존 개발인력을 찾아 흡수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인력은 구글에서 근무중이다.

웹OS는 또한, 일부 개발자들에게 인기있는 협소한 생태계를 갖고 있다. 스마트폰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TV용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개발자 생태계 확보가 필수적이다.

LG전자는 웹OS의 오픈소스 버전인 '오픈 웹OS'에 성심성의껏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HP의 웹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레임워크인 '엔요(Enyo)'도 지속 추진한다. LG전자는 캘래포니아 서니베일에 LG실리콘밸리랩을 새로 설치하고, 산호세와 시카고에 위치한 LG 글로벌 R&D와 웹OS 사무소를 샌프란시스코에 통합할 계획이다.

웹OS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평가가 내려졌다. 웹OS의 다음 행선지가 TV란 점 때문이다.

TV에서 OS는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다. 스마트TV라 해도 대부분의 TV OS는 쉽게 간과된다. 때문에 스마트TV OS의 획기적인 업데이트가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 웹OS의 진화가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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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크런치는 LG가 현재로선 스마트폰에 웹OS를 투입할 계획은 없지만, 삼성전자와 경쟁 속에서 수렁에서 빠져나오려 웹OS의 마법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것에 베팅하지 마라고 적었다.

씨넷은 첫 보도에서 LG전자가 웹OS 스마트폰 개발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실제로 HP는 그램이란 회사를 설립해 작년 10월부터 LG전자와 함께 웹OS의 TV용 버전을 개발해왔다. LG전자가 HP에서 사들인 웹OS가 HP에서 스마트TV에 한정된 패키지였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