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젠·파폭·우분투, 스마트폰OS 공략 시동

오픈소스 모바일OS, MWC 2013서 로드맵 공개

일반입력 :2013/02/26 09:40    수정: 2013/02/26 10:01

연내 상용화를 예고한 오픈소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타이젠, 파이어폭스OS, 우분투포폰이 플랫폼 성공전략을 가동 중이지만 일각의 관측대로 즉각적인 경쟁에 돌입할지는 미지수다. 준비된 파트너십 관계나 기술 및 개발자 생태계가 미흡하고, 진출할 시장과 사업전략이 제각각이라 충돌보다는 각자의 약점을 메우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3개 플랫폼 개발업체들은 25일(현지시각)부터 4일간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일정에 맞춰 각자 준비해온 제품 개발과 상용화 일정을 제시하고 목표시장, 제조사와 통신사 협력관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공급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젠, 파이어폭스OS, 우분투포폰은 모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를 표방했다. 앞서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 iOS와 양분한 구글 안드로이드 역시 오픈소스SW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같은 폐쇄형 SW에 비해 상용화에 필요한 협력을 이끌고 플랫폼을 퍼뜨리기에 유리하다. OS를 채택할 단말기 제조사들이나 기기를 유통할 통신사들이 원하는대로 차별화 요소를 담아넣을 수 있다.

각 개발사가 여러 통신사, 오픈소스 단체, 제조업체와 줄을 대고 있지만 실제 갖춘 협력 생태계 수준에 차이가 크다. 이는 플랫폼을 주도하는 업체의 제품 상용화 의지와도 무관치 않다. 다만 모두 스마트폰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시장의 틈새를 메워가는 전략에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선두업체에 선점된 영미권, 유럽권, 동아시아 중고급형 사용자층을 겨냥할 경우 승산이 낮은 탓이다.

■삼성-인텔 타이젠, 3분기 일본서 상용화…앱생태계 의문

타이젠은 제조사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한다. 플랫폼 상용화를 위해 구체화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아직 이 2곳 뿐이다. 다른 제조사에서 타이젠 기반 단말기를 만들 가능성이 아직 낮다. 인텔은 최근 모바일앱을 HTML5로 바꾸는 기술을 조용히 공개해 타이젠폰을 지원하는 움직임으로 비쳤다. 앞서 타이젠을 스마트폰보다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으로 쓰려는 관심만 보였단 평가가 바뀔 수 있을 듯하다.

지난해부터 빈번한 타이젠폰 관련 소식에 업계 기대감은 높지 않다. 그간 삼성 스스로가 타이젠보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집중해왔다. 타이젠 이전에도 안드로이드 대안이라던 자체 플랫폼 '바다'를 키우려다 접었다. 타이젠 상용화 선언 이후에도 커뮤니티 관리에 미숙함을 보이면서 개발자 생태계도 다지지 못했다. 출시 후에도 한동안 사용자들이 쓸만한 앱을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외신들은 타이젠 단말기가 오는 7~8월 일본 NTT도코모를 통해 출시될 것이라 예고했다. 그에 따르면 삼성과 인텔의 '타이젠연합'이 MWC 둘째날인 오는 26일 간담회를 열고 이를 알린다. 사실일 경우 앱 부족 우려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앱개발자를 위한 타이젠2.0 '매그놀리아' 소스코드와 SW개발도구(SDK)가 최근에야 공개돼, 개발자들이 4~5개월뒤 팔릴 단말기에 올라갈 앱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것이다.

■모질라 파이어폭스OS, 저사양폰-웹앱 개발자 영입 시동

파이어폭스OS는 모질라가 만든다. 첫 단말기를 2분기중 선보일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가 첫 단말기를 올 중반 출시한 뒤 연말이나 2014년중 더 강화된 단말기를 내놓기로 했다. 그런데 ZTE가 공개한 첫 파이어폭스OS 단말기 사양은 코어텍스A5 프로세서와 3.5인치 HVGA 터치스크린 등, 몇년전 팔리던 초기 안드로이드폰 수준이다.

이 경우 풀브라우징과 내장 기능에 만족하는 피처폰 사용자 위주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나 영미, 유럽권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하긴 어렵겠단 평가다. 어쩌면 모질라는 장기전을 준비중인 듯하다. 영미권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각) 모질라가 파이어폭스OS를 위한 협력망으로 LG전자를 포함한 제조사 4곳과 통신사 18곳을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파이어폭스OS가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에 비하면 세력을 다지기에 충분친 않더라도, 오는 단말 출시를 앞둔 2분기 전에 소멸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했다. 모질라는 지난달 2천500여명의 참가자를 모아 '파이어폭스OS 핵데이'를 열고 개발자생태계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개발자들은 HTML5와 자바스크립트로 만든 앱을 '파이어폭스마켓플레이스'에 올려 사용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

■캐노니컬 우분투, 안드로이드 생태계 '게릴라 전술'

우분투포폰은 리눅스업체 캐노니컬에서 준비중인 리눅스 계열 플랫폼이다. 캐노니컬도 오는 10월께 정식 단말기 출시를 예고했지만 삼성전자 타이젠폰이나 LG전자와 ZTE의 파이어폭스OS폰에 비해 실현가능성이 낮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제조 파트너가 없어 일정이 불투명한 탓이다. 마크 셔틀워스 캐노니컬 최고경영자(CEO)는 연초 북미에서 첫 출시를 예고하며 많은 통신사가 관심을 보인다고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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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출시는 이미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온라인IT미디어 더버지는 셔틀워스 CEO로부터 우분투 스마트폰버전이 10월 나오고 개발자 프리뷰 버전은 이번주부터 사용 가능하다면서 휴대전화 단말기는 연내 준비되지만 무선통신망 연동 테스트에 몇 달이 걸릴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그래도 정식 단말기 상용화에 앞서 개발자 확보를 위한 기술을 공개해 시간낭비를 최소화하려고 노력중이다.

개발자들이 앱을 만들려면 테스트용 기기가 있어야 한다. 우분투는 당장 제조사가 만든 테스트용 스마트폰이 없기에 이미 출시된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활용케하기로 했다. 연초 삼성 갤럭시넥서스를 루팅해 탑재시킨 우분투 구동영상을 내놓고 지난주 개발자들이 이를 갤럭시뿐 아니라 태블릿인 넥서스4와 7과 10에 설치할 수 있는 '우분투터치 디벨로퍼프리뷰'를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