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3]“中 신경 안써”…삼성·LG 속내는

일반입력 :2013/02/25 12:00    수정: 2013/02/25 15:06

정윤희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정윤희 기자>“중국이 맹추격 중이지만,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우선 그들의 발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이에 신경 쓰지 않고 본원적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중국 업체들을 의식한 듯 프리미엄급 전략제품 공개는 자체 행사서 진행하는 등 속도 조절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 기자간담회의 첫 질문은 모두 “중국 제조사들의 발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였다. 그만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급부상했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해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은 “중국 제품도 많이 좋아지고 발전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도 “경쟁사가 중국이든지 미국, 일본이든 관계없이 우리가 늘 끊임없이 전 세계 소비자들이 원하는 혁신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끊임없이 사람을 위한 혁신을 계속할 때 경쟁력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다”며 “중국이 많은 약진을 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계속 혁신을 추구하고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면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역시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발표한 옵티머스G, 얼마 전 내놓은 G 프로 등 프리미엄 라인업과 이를 튼튼하게 받쳐주고 있는 L시리즈 등 독특한 라인업으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중국 업체와) 차별화 할 수 있다고 보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시크한’ 반응을 나타냈지만 속내는 다소 다르다. 아직까지 어느 정도의 간극이 있긴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한 해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이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중국 업체들의 짝퉁 제품 출시가 문제되면서 판매가 임박하지 않은 제품은 공개하지 않는 나름대로의 원칙도 생겼다. 삼성, LG가 MWC를 비롯한 대형 전시회에서 전략 제품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제조사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워낙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카피를 하기 때문에 속도 조절을 하게 된다”며 “상반기 출시하는 제품이 아니면 공개하지 않는다, 올해 내에 상용화되는 기술이 아니면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공공연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앞서 지난해 MWC 현장에서도 당시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은 갤럭시S3를 자체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한 것에 대해 “남들이 베낄까봐 걱정이 됐기 때문”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어찌 말할 수 있겠나”고 답하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추격 속도가 빨라지며 글로벌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가운데, 올해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3위로 뛰어오른 화웨이를 필두로 ZTE, 레노버 등이 파상 공세를 예고했다.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도 참가해 힘을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