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스토리지, 올인이냐 포트폴리오냐

일반입력 :2013/02/26 09:40    수정: 2013/02/26 09:44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의 본격적인 플래시 전쟁이 시작됐다. 넷앱이 ALL 플래시 스토리지 출시와 함께 플래시를 사업 전면에 내세웠고, EMC, IBM, HP 등도 플래시 시장 공략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미국 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형성돼왔다. 스타트업 업체들은 플래시 드라이브로만 구성된 ALL 플래시 어레이를 판매하면서, 기존 하드디스크(HDD) 기반 스토리지를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형 스토리지업체들은 인수합병(M&A)를 통해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진입을 준비했다. EMC는 작년 익스트림IO를 , IBM은 텍사스메모리시스템(TMS)을 인수했다. 익스트림IO와 TMS 모두 ALL 플래시 어레이를 판매해오던 회사였다.

대형 스토리지업체들의 반격이 속속 시작되면서, 향후 스토리지 시장은 플래시 스토리지 도입에 대해 '올인이냐', '포트폴리오접근이냐'의 논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넷앱 만병통치약은 없다

넷앱은 최근 ALL 플래시 스토리지 어레이인 ‘EF540’을 출시했고, 올 상반기 중 EF540보다 더 많은 기능을 담은 ‘플래시레이’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넷앱의 EF540 이전까지 기존 스토리지업체에서 판매하는 ALL 플래시 스토리지는 IBM의 TMS 램샌이 유일했다. IBM은 스토리지업체 중 유일한 공유형 플래시 스토리지를 공급하는 회사라고 홍보해왔지만, 넷앱의 제품 출시로 이 발언은 무색해졌다.

넷앱은 EF540 출시와 함께 전 제품군에 플래시 기능을 강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FAS 시리즈 중 하이엔드 제품인 FAS6200 시리즈는 PCIe형 플래시캐시를 더 많이 장착할 수 있게 됐으며, 컨트롤러의 메모리를 2배로 늘렸다. 메모리와 플래시를 통한 애플리케이션 성능 향상에 초점을 둔 행보다.

이를 통해 넷앱은 기존 컨트롤러의 플래시캐시, 스토리지 어레이의 플래시풀, 서버단의 플래시액셀, ALL 플래시 스토리지의 플래시레이 등을 보유하게 됐다.

넷앱은 EF540 출시를 알렸던 최근 미디어행사에서 “여러 스타트업들은 오로지 ALL 플래시만이 해답이라고 강조하지만, 실제 고객의 수요는 그렇지 않다”라며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플래시 도입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니 그라임스 넷앱 애자일데이터인프라스트럭처 마케팅 이사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스토리지에 대해 고객들은 성능과 용량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데, 어떤 플래시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비용이나 용량에 상관없이 오로지 성능만 신경쓰는 기업이라면 ALL 플래시 어레이를 , 성능보다 비용과 확장성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플래시와 HDD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형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EF540의 도입 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로 정형데이터를 관리하는 OLTP 애플리케이션을 꼽았다. 기존 관계형데이터베이스(RDB)를 지칭한 것인데, 데이터 증가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성능 극대화를 중시하는 고성능컴퓨팅(HPC) 분야도 언급됐다.

반면, 최근의 기업 내 데이터를 증가시키는 주요원인인 소셜네트워크, 협업도구 등의 비정형데이터에 대해선 플래시캐시, 플래시풀 등 HDD와 플래시를 적절히 혼합하는 하이브리드형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용절감, 고가용성, 무제한적인 성장 등 기업마다 공통적으로 갖는 고민거리로 이에 플래시는 적절한 해결책이다”라며 “이미 넷앱의 플래시 제품을 사용중인 기업은 3개 문제별로 플래시에 대해 선택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마니시 고엘 넷앱 부사장은 EF540을 설명하면서 흥미로운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고엘 부사장은 “만병통치약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넷앱의 포트폴리오 접근법이 플래시에 올인하는 것보다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플래시, 어디에 어떻게 도입해야 할까

넷앱의 플래시 전략은 철저히 포트폴리오 접근법이다. 넷앱은 기업들의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현황을 점검해 투자대비수익률(ROI)를 도출함으로써 적절한 플래시 사용방법을 선택하도록 도와준다.

EF540 개발을 주도했던 패트릭 로저스 넷앱 솔루션앤드인티그레이션그룹 부사장은 “넷앱은 어떤 워크로드가 플래시 기술에서 혜택을 보는지 케이스별로 BMT자료와 베스트프랙티스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용량 산정, 성능대비가격, 쓰루풋 데이터 등에서 플래시 기반으로 측정해 서버 PCIe 기반의 플래시 액셀이냐, 컨트롤러의 플래시캐시냐, ALL 플래시인 EF540이냐 등에서 적절한 선택을 돕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FAS시리즈를 스토리지로 사용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HDD만으로 구성했을 때와, 컨트롤러에 플래시캐시를 장착했을 때, 서버에 플래시액셀을 추가했을 때 등의 3가지 형태다.

HDD만으로 스토리지를 구성했을 경우 시스템 워크로드는 1만1천 IOPS에서 레이턴시의 급격한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플래시캐시를 추가하면 IOPS 한계가 70% 개선됐고, 플래시 액셀을 추가하면 300% 성능 개선효과를 보였다.

그는 “오라클DB에 SSD를 탑재한 FAS3250을 사용했을 때 IOPS당 가격은 7.1달러지만, EF540을 사용하면 IOPS당 1.4달러ㄹ 줄어든다”라며 “이 경우엔 EF540이 성능과 가격모두 FAS보다 낫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플래시 스타트업들은 하나의 특정기술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것이 정답이라고 한다”라며 “넷앱은 만병통치약을 믿지 않으며, 적절한 기술로 고객에 최적화된 기술을 제시하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라고 강조했다.

■대형 스토리지업체의 반격은 시작됐다

넷앱 외에 기존 대형 스토리지업체 중 ALL 플래시 스토리지를 판매하는 회사는 IBM이 유일하다. EMC는 서버장착형 플래시인 VF캐시만 출시했고, ALL 플래시 스토리지인 익스트림IO 제품을 아직 상용화하지 못한 상태다. HP는 3PAR 스토어서브의 ALL 플래시 모델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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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을 방문했던 커트 빌터백 IBM 글로벌플래시솔루션영업 부사장은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약 15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내년 25억, 이듬해 40억대로 늘어날 것”이라며 “램샌 스토리지는 뛰어난 비용효과성과 공간절약, HDD 대비 200% 높은 성능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IBM은 TSM 매출을 15배 늘릴 예정이고, 오는 2년 동안 테크니컬 팀 규모를 4배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5년 동안 관련 연구개발에 2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플래시 어레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