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황금주파수 놓고 서로 다른 ‘공정경쟁’

일반입력 :2013/02/18 18:33    수정: 2013/02/18 18:37

정윤희 기자

“후발 사업자가 치고 나갈 기회일 뿐이다. 경쟁사들 역시 따라와 투자가 활성화 될 것이다.”(KT)

“100m 달리기에서 한 명만 50m 앞에서 출발하는 꼴이다.”(SK텔레콤)

“경쟁이 아닌 정부 정책에 의해 KT가 유무선에서 최강자가 될 수도 있다.”(LG유플러스)

LTE 주파수 할당 방안을 놓고 이동통신사들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각자 유리한 방식으로 주파수를 할당 받기 위해, 혹은 경쟁사가 유리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런 가운데 ‘공정경쟁’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통3사 모두 ‘공정경쟁’에 따른 주파수 할당을 강조했지만, 저마다 아전인수격의 해석으로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1안은 1.8㎓ 대역을 LG유플러스에 할당하고, 2.6㎓ 대역 두 블록을 SK텔레콤과 KT에 할당하는 방안이다.

2안의 경우 주파수 블록은 1안과 같으나, SK텔레콤과 KT도 1.8GHz 대역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SK텔레콤과 KT가 1.8GHz을 낙찰 받을 경우 기존 대역을 낙찰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

3안은 1.8㎓과 2.6㎓에서 각각 2개씩 총 4개의 광대역 주파수 블록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중 두 번째 블록 15MHz 대역이 현재 KT LTE 서비스 대역과 인접해 있다. 때문에 이를 KT가 낙찰 받을 경우 1.8GHz 주파수 광대역화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등 별도의 장비, 기술 지원, 단말기 교체 없이 LTE 속도를 두 배까지 올릴 수 있다. 1.8GHz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업자가 LTE에 활용하는, 이른바 황금주파수로 불린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3안은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KT에 특혜를 주는 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안을, KT의 경우 3안을 지지하는 상태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3안의 경우 사실상 특정사업자가 추가 투자비 없이 단기간 내 전국망 속도 2배 광대역 독점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경쟁사업자는 2년 이상 경쟁력 열위에 놓이게 된다”며 “아무리 기술 적용 등을 통해 속도를 따라간다고 해도 단말기 평균 사용기간이 2년임을 감안하면 이 기간 동안은 대책 없이 가입자 이틀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성호 SK텔레콤 상무 역시 “먼저 특혜를 주고 불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면 경쟁사들이 따라와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얘기는 정당성이 없는 주장”이라며 “이는 100m 달리기 시합에서 한 사람을 50m 앞에서 출발시키면 전체적인 기록이 단축될 것 아니겠냐는 것과 똑같다”고 꼬집었다.

반면 KT의 경우 가용 주파수를 인위적으로 할당조차 하지 않는 것(1, 2안)은 공정경쟁과 효율성 가치에 입각해 잘못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김희수 KT 상무는 “1안은 사업자간 비용차에 인위적으로 접근해 하향평준화를 하겠다는 안”이라며 “3안의 경우 KT가 먼저 나가면 다른 사업자가 CA 등을 동원한 광역화 투자 행위를 진행함으로써 설비경쟁이 촉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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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이달 중으로 주파수 할당 방안을 결정한 후 오는 4월경 경매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주파수 경매는 과열 지적이 있었던 지난 2011년(동시오름 입찰방식)과 달리 밀봉입찰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최준호 방통위 주파수정책과장은 “스마트 기기 확산과 LTE 가입자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추가 주파수 할당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1.8GHz, 2.6GHz 대역에서 광대역 블록을 최대화 하고, 광대역 폭 확보를 위해 기존 사업자가 보유한 주파수 재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