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서피스프로, 거저얻은 앱 75만개…'악재'

일반입력 :2013/02/13 09:31    수정: 2013/02/13 09:55

서피스프로 사용자들이 AMD와 블루스택에서 만든 '블루스택앱플레이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게 MS,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개발자들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란 진단이 나왔다.

미국 지디넷은 12일(현지시각) MS가 자체 태블릿 서피스프로에 최적화된 윈도용 안드로이드앱 구동기술 블루스택을 통해 '손하나 까딱 않고' 새로운 앱 75만개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는 MS 태블릿 생태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될 뿐아니라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피스프로같이 새로운 장치 종류가 등장할 때 가장 난관은 앱 생태계를 가꾸기 위해 그걸 지원하는 일이다. 그걸 잘 해내면 애플 iOS와 아이폰 그리고 아이패드처럼, 좀 덜하더라도 구글 안드로이드OS와 그에 기반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처럼 많이 팔리고 쓰이게 만들 수 있다.

잘 못 해내면 블랙베리처럼 된다. 리서치인모션(RIM)에서 그 주력 OS와 같은 이름으로 개명한 블랙베리는 앞서 '플레이북'이라는 제품을 통해 태블릿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 단말기는 일종의 생명유지장치에 연결된 채 연명중일 정도로 자생에 실패했다는 게 미국 지디넷의 평가다.

그에 따르면 MS는 애플이나 구글처럼 되거나 블랙베리처럼 될 수밖에 없다. 플랫폼 경쟁이라는 환경에서 '적당히 잘 될 수 있는' 길은 없기 때문이다. 윈도8을 출시해 태블릿 시장 공략에 나선 MS도 자체 플랫폼 생태계를 새로 꾸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 회사도 앱을 생태계의 주춧돌로 여기고 개발자들이 경쟁력있는 결과물을 만들도록 독려중이다. 잘 풀린다면 일반 사용자들이 그 플랫폼에 매료되고 새 단말기를 사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피스프로는 MS가 제조사들의 도움 없이 자체 설계하고 이제 막 유통을 시작한 제품이다. 그런데 갑자기 75만개 안드로이드 앱을 거저 얻어버렸다. 그 사용자들이 서피스프로를 사는 이유가 플랫폼의 가능성이나 그에 기반한 앱들의 매력과는 무관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당장 쓸 앱이 많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나머지 생태계 참가자들에게는 악재다. 당장 개발자들에게도 이미 포화된 안드로이드앱 시장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플랫폼 개발업체 MS가 윈도8 전용 앱 환경을 가꿀 여력을 뺏는다. 그리고 윈도가 안드로이드 앱을 품는다고 그 생태계까지 키워주는 건 아니다.

미국 지디넷 블로거 아드리안 킹슬리 휴즈는 (앱플레이어같은) 임시방편으로 어떤 플랫폼의 단점을 고쳐보려는 시도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며 MS에겐 앱생태계 창출과 개발자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에 실패하는 셈이고, 기존 앱 사용자들에게 파편화된 경험을 늘려준다는 점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에도 해로워지며, 개발자들에겐 특정 플랫폼에 앱을 최적화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나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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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블루스택은 윈도8 사용자들을 제대로 겨냥한 듯하다. 이 회사는 이미 MS의 파트너인 노트북 제조업체 레노버와도 손잡고, 그 '아이디어패드' 제품군에 앱플레이어를 기본 탑재하는 방식으로 협력중이다.

즉 블루스택은 시장과 플랫폼 사이의 빈틈을 파고들어 사용자와 생태계의 간격을 메우고 있다는 평가다. OEM업체 1곳 이상이 안드로이드앱을 윈도8에 품는 것이 옳은 전략이라 믿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