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들 ‘성적표’ 받아보니…

일반입력 :2013/02/12 11:50    수정: 2013/02/12 18:09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2012년 실적 집계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신작 유무와 흥행성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엔씨소프트는 ‘길드워2’와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두 신작의 매출로 상승세를, 네오위즈게임즈와 NHN 한게임은 신작들의 흥행 부진과 기존 게임들의 인기 하락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중견 게임사인 위메이드의 경우는 모바일 게임 시장 진입 성공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새로운 투자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적자전환의 결과를 낳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7천535억원, 영업이익 1천513억원, 당기순이익 1천537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전년에 비해 매출 24%, 영업이익 11%, 당기순이익 31%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이 같은 성장의 이유는 길드워2와 블소 덕분이다. 특히 길드워2는 지난해에만 300만장 이상 판매될 만큼 북미와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게임에서 나온 작년 매출만 1천190억원에 달해 엔씨소프트 게임 중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리니지’ 649억원 ‘블소’ 269억원 ‘아이온’ 251억원 ‘리니지2’ 165억원 ‘캐주얼 게임’ 142억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매출을 올린 셈이다. 지역 매출 역시 국내(1천215억원)에 이어 북미(709억원)와 유럽(513억원)이 많았다.

리니지도 엔씨소프트 성장세에 활력을 불어넣었는데, 이 게임은 전년 동기 대비 62% 매출이 늘어나는 등 회사의 맏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던 네오위즈게임즈는 ‘피파온라인2’ 서비스 종료 결정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17%나 하락했다. 이 회사의 작년 실적은 매출 6천751억원, 영업이익 1천101억원, 당기순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피파온라인2의 매출 감소가 회사에 미친 영향은 4분기 실적을 통해 확인된다. 이 회사의 4분기 영업이익은 1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감소했다. 매출도 19% 줄어 1천439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은 무려 51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출시된 ‘레이더즈’가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고, 중국에서 고속 성장하던 ‘크로스파이어’ 역시 예전만큼의 가파른 인기 상승이 이뤄지지 않은 요인도 이 회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게임 매출 역시 신규 게임의 부재와 웹보드 게임 실적이 유지되면서 작년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 회사의 2012년 매출은 6천84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해 NHN 사업 중 유일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또 이 회사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천489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해 CJ E&M 게임부문(넷마블) 매출은 212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서든어택 계약 변경과 신규 게임 출시 지연 등이 실적 하락의 원인이었다.

끝으로 위메이드는 지난해 매출 1천199억원, 영업손실 20억원, 당기순손실 80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올랐지만 적자로 전환됐다. 모바일 게임 사업 전개를 위한 인건비 투자와 ‘지스타 2012’ 등 각종 국내 외 게임전시회 참가비용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올해 이 회사들의 공통적인 전략은 바로 모바일 게임이다. 또 해외 진출 계획도 교집합 되는 부분이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길드워2와 블소의 중국 진출을 올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를 모바일 게임의 원년으로 삼아 핫독스튜디오 등 자회사를 통한 모바일 게임 출시를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리니지 이터널’ 등 차기 온라인 게임 개발에도 집중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차구차구’,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 에이지오브엠파이어’ 등 신작 온라인 게임 출시와, 네오위즈인터넷 등과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 게임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한게임 역시 작년 12월 모바일 게임 매출만 75억원을 기록한 점을 들어 모바일 게임 사업과 ‘던전스트라이커’, ‘메트로컨플릭트’ 등 신작 온라인 게임 출시에 매진할 예정이다. 여기에 한게임은 올해 NHN과의 분할 및 재상장 계획도 있어 더욱 탄탄한 업무 효율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

CJ E&M 넷마블은 ‘다함께 차차차’의 성공을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차구차구’, ‘마계촌 온라인’, ‘하운즈’ 등 신작 온라인 게임을 연달아 출시해 매출 상승을 꾀할 방침이다. 여기에 자체 IP중심의 사업추진 및 현지 거점 기반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중점을 기울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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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는 지난해 토대를 마련한 모바일 게임 사업의 결실을 올해부터 본격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올해 40여 종 이상의 모바일 게임과 2종의 대작 온라인 게임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메신저 ‘라인’을 통한 일본 등 범아시아 지역 진출 계획도 세웠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실적이 예년에 비해 줄어든 이유는 눈에 띄는 신작이 적었고 게임생태계가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되는 과도기를 겪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게임사 규모를 불문하고 그 어느 해보다 모바일 게임 출시와 해외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