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여직원들 "야한 사진은 싫어요"

일반입력 :2013/02/09 08:47    수정: 2013/02/10 16:49

일반 직장에서 여직원에게 야한 사진을 보여주는 행동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하지만 김소현 대리에게는 예외 조항이다.

김 소현 대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야한 사진을 삭제 해달라는 메신저 대화를 받는다. 그녀는 이때 마다 민망하다고 한다. 특히 남자 직원들에게 메세지를 받으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업무잖아요. 이제는 많이 적응해서 입사 초창기처럼 안절부절하지는 않아요”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네오플의 김소현 대리의 이야기다. 게임업계에서는 네오플 여직원들이 미인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하지만 여직원들은 웃지 못하는 고뇌가 있다는 이야기도 같이 들려온다. 본지에서는 그녀들의 애환과 회사 자랑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녀들이 말하는 사이퍼즈와 리그 오브 레전드의 함수 관계

강윤정 과장, 김소현 대리, 이한슬 사원을 만난 곳은 네오플 본사. 업계 소문처럼 그녀들만 놓고 보면 네오플은 업계 최고의 미녀들이 일하고 있는 회사다. 그들은 최근 게임의 인기와 함께 업무량의 증가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네오플이 개발한 액션 AOS 사이퍼즈는 동시 접속자가 대폭 늘어났다. 하지만 늘어난 동시 접속자 만큼 사이퍼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야짤(야한 사진이나 그림)도 증가 하고 있다고 한다.

사이퍼즈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강윤정 과장은 자꾸만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게임성 덕분에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라며 “이 때문에 야짤이라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이퍼즈는 PC방 인기 순위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서든 어택에서 유입된 이용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사이퍼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AOS 장르의 게임성과 같은 게임 플레이 중 전투를 통해 성장하고, 적의 본진을 파괴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다. 하지만 사이퍼즈는 위에서 내려다 보는 탑 뷰 시점으로 진행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는 다르게 캐릭터의 후방 카메라 3인칭 시점에서 진행되는 게임이다.

이는 마치 서든 어택과 같은 FPS 게임 장르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두 게임의 장점이 하나로 합쳐진 게임이 바로 사이퍼즈라는 것.

강 과장은 리그 오브 레전드가 AOS 장르의 시장을 키워줬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 라며 배워야 할 것이 많고 전략을 많이 요구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 지친 이들이 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고 화끈한 액션을 느낄 수 있는 사이퍼즈로 많이 유입된 것 같다 라고 말했다.

또한 실제로 친구들에게 게임을 소개할 때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인데, 서든어택처럼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사이퍼즈야 라고 쉽게 정의를 내려줄 수 있다는 점이 게임의 확산을 도운 것 같다고 했다.

■“열정적인 이용자들 때문에 힘내요”

사이퍼즈의 이용자들은 열정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지스타 2012 행사 당시 사이퍼즈 부스는 가장 빠른 시간에 입장 대기열이 마감됐을 정도다. 특별히 비싼 경품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이퍼즈 이용자들의 열정은 네오플 직원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줬다.

이러한 열정적인 이용자들의 참여 덕분에, 사이퍼즈는 유저 참여와 사회 공헌을 동시에 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자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사이퍼즈의 오프라인 이벤트 마케팅의 목적은 매출 상승이 아니다. 유저들과 함께 즐길 거리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얻은 성금을 사회 환원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 강윤정 과정은 최근 들어 심해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 청담동 엘리’s 카페, 연날리기와 아동복지센터봉사 등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한 마케팅 또한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다행히 많은 이용자들이 즐겨 참여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후기들을 남기고 있다 라며 이와 같은 작은 움직임들이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함과 동시에, 사이퍼즈 이용자들의 게임에 대한 애착 또한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고 덧붙였다.

■여직원들 그래도 야한 사진은 싫어요

이용자들의 뜨거운 열정이 과하게 표출되어 생기는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네오플의 그녀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야짤 테러'가 바로 그것. '야짤 테러'란 공식 홈페이지 팬아트 게시판에 각종 야한 사진은 물론, 사이퍼즈 캐릭터들을 선정적으로 그린 그림을 다수 게재하는 것을 말한다.

사이퍼즈는 오픈 베타 초창기부터 J.O.K.E.R(조커) 라는 운영자들의 적극적인 운영 대응으로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했다고 한다. 때문에 다른 게임에서는 공공의 적, 욕설의 대상이었던 운영자들의 인기가 높다 보니, 운영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야짤 테러'라는 것. 그런데 이용자들의 야짤 테러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에는 단순히 야한 사진만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특정 콘셉트를 정해서 사진을 선정해 올리기도 하고, '내일 오전에 야짤테러'를 하겠다는 예고장을 보내기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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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짤 테러'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업무를 담당하는 김소현 대리는 업무 시간에는 눈에 불을 켜고 야한 사진을 찾아 삭제시키는데, 처음 야짤 테러를 당했을 때는 너무 당황했다 라며 아직도 야한 사진을 볼 때마다 곤혹스럽다 라고 대답했다.

김 대리는 “게임을 좋아해 주시는 것은 회사원으로서 매우 기쁜일이죠”라며 “하지만 운영자들 중에도 여자분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한번 정도만 생각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