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W 감 잡았나…갤S2 업글 간격이

일반입력 :2013/02/10 19:57    수정: 2013/02/11 09:23

삼성전자가 갤럭시S2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주기에 어느정도 규칙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소프트웨어(SW) 개발팀의 역량이 안정권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근본적으로 자체 기술이 아니기에 '최신성'을 갖추기 어려운 한계점도 지적된다.

갤럭시S2는 삼성의 최근 몇년사이 SW업데이트 전략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단말기다. 어느정도 안정화된 안드로이드2.3 버전대부터 4.0과 4.1까지 주요 버전에 대응한 이력을 보인다. 더불어 국내를 포함한 세계 시장에 피드백이 활발한 사용자 기반을 갖췄다.

지난해말부터 올해 초까지 일부 사용자 커뮤니티에선 갤럭시S2 해외 출시 기종과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는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일정을 보면서, 국내 젤리빈 업데이트 배포 시기를 점쳤다. 예상 시기는 지난해 11월, 12월, 올해 1월, 이달까지 계속 밀렸다. 삼성쪽의 공지는 없었다.

국내서 2월중 업데이트가 가시화된 것은 통신사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적용되지 않은 인터내셔널판 단말기 업데이트가 지난달 23일 배포되면서다. 해외판이 나왔으니 국내도 곧 나올 거란 기대였다.

결과적으로는 2주만에 국내 업데이트도 나왔으니 크게 어긋난 시점은 아니다. 이처럼 해외판보다 통상 늦게 공개되는 국내 업데이트의 경우 통신사쪽의 망연동 및 전용 앱 호환성 테스트가 포함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회사쪽은 그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8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말기 업데이트 배포는 특정 시한에 맞춰 진행하는 게 아니라 성능과 안정성을 검토해 최적 상태로 배포하는 게 원칙이라며 확정적으로 업데이트 시기를 밝힌 바 없기에 일각의 '업데이트 지연'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고, 그 개발 과정상의 이슈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갤럭시S2는 지난 2011년 4월28일 안드로이드 2.3.3 진저브레드를 품고 출시됐다. 그리고 지난 7일 안드로이드4.1.2 젤리빈 업데이트를 적용받았다.

약 21개월동안 구글이 주요 안드로이드 버전별 소스코드를 내놓으면, 삼성은 4개월쯤 지난 시점에 그에 해당하는 갤럭시S2 단말기의 업데이트를 국내 사용자들에게 배포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구글 안드로이드 새버전 나오면 갤럭시S2 업데이트는 4달 뒤?

구글 안드로이드4.1.2 버전 소스코드는 지난해 10월10일 공개됐다. 삼성이 그에 해당하는 갤럭시S2 최신판 젤리빈업데이트를 내놓은 시점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다.

젤리빈 이전판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 업데이트도 비슷한 간격을 보인다. 구글이 안드로이드4.0 첫번째 소스코드를 내놓은 게 지난 2011년11월14일, 삼성이 갤럭시S2용 업데이트를 공개한 날짜는 지난해 3월13일로, 역시 4개월만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ICS를 만들면서 중간에 소소한 업그레이드를 추가로 진행해 제조사들을 귀찮게 했다. 그 마지막 버전인 안드로이드4.0.4가 지난해 3월28일 공개됐는데, 거기 대응한 갤럭시S2용 업데이트 공개는 그해 8월초부터 하순까지 이어졌다. 통신사별로 편차가 있지만 모두 4~5개월 간격에 해당한다.

사실 ICS보다 제조사들을 더 괴롭힌 버전은 진저브레드라 불리는 안드로이드2.3 시리즈다. 구글은 지난 2010년12월6일 안드로이드2.3을 선보였고 2011년9월15일까지 2.3.7버전을 추가로 공개했다. 그사이 출시된 갤럭시S2는 안드로이드2.3.3 버전부터 2.3.6 버전까지 적용받았다.

삼성은 ICS가 나오기 전까지 마지막 업데이트였던 안드로이드2.3.6을 2011년12월말과 2012년1월초 사이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그에 해당하는 버전을 내놓은 시점도 역시 4개월쯤 전인 2011년9월2일이었다.

물론 삼성이 구글이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풀면 4개월쯤 뒤에 갤럭시S2 업데이트를 내놓자는 식의 내부 지침을 뒀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특정 단말기에 대한 SW업데이트가 일정한 간격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은 해당 제조사가 그만큼 잘 정리된 사후관리체계를 갖춘 걸로 해석할 수 있다.

회사는 갤럭시S2 이전에도 몇몇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산발적으로 OS 업데이트를 수행한 이력이 있었다. 그런 경험이 단말기 제조사로서 필요한 SW업데이트 역량을 다질 계기로 작용했을 것이다.

어쨌든 갤럭시S2는 삼성이 내놓은 여러 '갤럭시' 시리즈가운데 2년 가까이 사후지원을 받는 드문 사례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SW경쟁력, 애플 잡든 안드로이드 의존성 벗든 필요하다

이전까지의 휴대폰 SW는 특정 모델의 부품처럼 취급됐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구글이 공짜로 만들어주는 안드로이드를 그럴싸하게 적용하기 어려웠다. 공개된 코드를 가져와 제품 하나에 알맞게 적용하기까지 상당한 개발인력이 동원돼야 했다.

제조사가 제품을 다양화하기 위해 화면 크기나 버튼 위치와 부가구성요소같은 물리적인 특성을 차별화하는 생산방식을 유지할 경우, 각각에 필요한 SW 업데이트 관리 인력도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노키아나 삼성과 LG전자 등 당시 대다수 글로벌 제조사들에게 공통된 얘기다.

삼성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만들기 시작한 초기에는 화면 움직임부터 느리고 버벅거리는 어설픈 최적화 수준, 앱 충돌이 잦거나 실행이 안 되는 불안정성, 확인과 취소 단추 배열이 그때그때 다른 식으로 일관성이 떨어지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이 불만 요인이었다.

그 원인으로 당시 구글이 제조사들에게 내주는 안드로이드OS의 기본틀이 함량 미달이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럴수록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는 SW개발 역량이 주요 경쟁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삼성은 초기 갤럭시 모델 개발 당시 그 경향을 선도한 아이폰의 UI 등 세부 특성을 노골적으로 참조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애플 아이폰의 물리적인 외형은 잘 바뀌지 않았고 기본적으로 그 SW디자인과 긴밀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후 아이폰 디자인에 변화를 가하면서 일정한 화면크기는 정률적으로 늘어나는 해상도로 바뀌었지만 음량조절과 전원과 홈 단추같은 기본요소는 거의 그대로였다.

회사는 대신 아이폰에 들어가는 모바일OS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우선시했고 거의 정례화된 업데이트를 통해 눈에 띄는 신기능을 선보이곤 했다. 시리같은 흥미로운 기능은 최신단말기의 하드웨어 성능을 바탕으로 돌아갔고 아이클라우드같은 주요 기능은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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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출하량이나 기간별 시장 점유율과 재구매율등 시장지표를 보면 삼성이 노골적으로 애플을 잡겠다며 시작한 스마트폰 사업이 상당히 성과를 거뒀음을 부정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OS를 채택한 제조사들 가운데는 독보적이란 평가도 흔하다.

이제는 삼성이 SW의 완성도와 사후지원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역량에서도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목표를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역량을 통해 안드로이드OS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타이젠'이나 파이어폭스OS같은 대체 플랫폼에 투자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