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공짜 경제학 버린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1본부장

일반입력 :2013/02/01 11:26    수정: 2013/02/01 20:25

전하나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시작부터 함량미달 작품이 몰리고 추천 조작 논란이 빚어졌다. 출시 보름차를 맞은 지금까지도 논쟁은 진행형이다. ‘네이버 웹소설’ 얘기다.

이 서비스를 총괄하는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1본부장은 할 말이 많다. 최근 경기도 분당 NHN사옥서 만난 한 본부장은 “만화 활성화에 기여한 네이버 웹툰처럼 우리가 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찾다가 네이버 웹소설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웹소설은 SF,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장르문학을 포털 웹툰처럼 요일별로 선보인다. 금강, 백묘, 손제호 등 유명 장르작가의 소설 15편이 우선 연재되고 있다. 웹툰 도전만화 코너를 본 딴 신인 작가 오디션 ‘챌린지 리그’도 진행 중이다. 오는 15일까지 작품을 받는 ‘웹소설 공모전’에선 독자 추천수와 전문가 평가를 합산해 대상, 본상 수상자 4명을 뽑는다. 수상자에게는 네이버 정식 연재 자격을 준다. 벌써 1만여 건의 글이 올라왔다.

한 본부장은 “도서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가장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장르소설이더라”며 “네이버가 플랫폼을 제공하면 시장이 더 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콘텐츠, 다양한 유료화 실험 시도할 것

현재 네이버 웹소설을 둘러싼 여러 말들 가운데 한 본부장이 가장 억울한 대목은 네이버가 공짜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양산해 기존 전자책 시장을 흔든다는 것이다. 실제 NHN은 다수의 무료 콘텐츠 서비스로 시장 저변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그는 네이버 웹소설의 기획의도와 가격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콘텐츠는 ‘무료가 좋냐 유료가 좋냐’는 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다. 돈을 내고 보면 좋겠지만 여기에는 일종의 검증 절차가 필요한데 이 주체가 NHN이 되는 것이 옳은가에는 의문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출판 방식과 뭐가 다르냐”는 반문이 이어 돌아왔다.

그는 “편집자들이 선택한 작품만 실리는 전통적 출판매체와 달리 누구나에게 기회가 열려있다는 것이 네이버 웹소설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NHN은 지난해 말부터 완결된 인기 웹툰의 다시보기를 유료화했다. 네이버 뮤직, 네이버 북스에서도 일부 유료형 서비스에 돌입했으며 지난달 31일부터 어린이 포털 쥬니버도 콘텐츠 유료관을 개설했다. ‘네이버판 앱스토어’ N스토어는 이용자가 콘텐츠를 구매하면 금액의 일부를 마일리지로 돌려주는 식으로 비용 지불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한 본부장은 “유료화에 대한 준비는 웹툰 때부터 했고 계속해서 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선 다양한 유료화 실험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숙명의 라이벌’ 카카오와의 비교에 대해서도 받아들였다. 그는 “(네이버 웹소설과 카카오페이지 등) 특정 서비스간 직접 비교는 당황스럽지만 네이버가 거래시키는 콘텐츠의 총량과 카카오의 총량, 또 질적 차이에 대한 경쟁과 비교는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웹소설 외에도 웹툰·뮤직·책·미술 등 다양한 주제형 콘텐츠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성숙 본부장의 전공은 사실 ‘검색’이다. 지난 2005년 국내 검색 시장에서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던 ‘엠파스 검색’이 한 본부장의 작품이다. 그래서 그는 “콘텐츠는 사용자의 검색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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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드라마광’이라는 그는 드라마를 보면서 떠오르는 게 있으면 즉각 검색하고 만족할 만한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를 바로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로 연결하기도 한다.

한 본부장은 “예전에는 검색만 하고 끝났지만 지금은 검색 후 뭔가를 소비하는 과정이 이어지기 때문에 콘텐츠 서비스의 중요성이 높다”며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은 빨리 개선하고, 계속해서 유료 콘텐츠 시장을 넓히는데 책임감을 갖고 발로 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