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GB 아이패드...맥북에어 잡을까?

일반입력 :2013/01/30 09:56    수정: 2013/01/30 10:00

남혜현 기자

똑같은 128기가바이트(GB), 아이패드냐? 맥북에어냐?

애플이 태블릿 '아이패드4'의 용량을 두 배로 키웠다. 태블릿 저장공간이 왠만한 노트북 만큼 늘었다. 태블릿 시장을 겨냥한 애플의 선택이, 맥북에어를 비롯한 노트북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29일 애플은 128GB 용량 4세대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국내선 와이파이 버전이 98만원, 3G 네트워크 지원 모델이 111만9천원에 내달 5일부터 판매된다.

아이패드4의 변화는 '용량'과 '가격'이란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만하다. 64G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채택한 애플 맥북에어는 현재 애플 온라인스토어에서 135만원에 판매 중이다. 128GB 맥북에어의 가격은 149만원으로, 같은 용량의 아이패드 대비 50여만원 더 비싸다.

서피스 프로를 비롯, 최근 출시된 윈도8 노트북들도 마찬가지. 128GB SSD를 탑재한 대다수 윈도8 노트북들의 가격은 150만원 수준이다. 엔터테인먼트나 간단한 업무용도로 노트북을 구매하는 사람들이라면, 128GB 아이패드가 경쟁력을 갖게 되는 지점이다.

애플의 선택은 급성장하는 태블릿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태블릿 출하량을 2억4천만대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 대비 64% 증가한 수치로, 노트북 예상 출하량인 2억700만대를 훌쩍 뒤어넘는 전망치다.

이같은 상황에서 애플은 용량을 키운 아이패드로 기업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가 맥북에어 시장을 다소 잡아먹더라도, 애플이 얻을 이득은 더 큰 것으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10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개 기업 가운데 94%가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날 저장 용량이 커진 아이패드 모델 출시는 3D 캐드 파일이나 엑스레이, 필름 편집본, 뮤직트랙, 프로젝트 청사진, 교육용 비디오, 서비스 매뉴얼 등 대량 데이터를 주로 다루는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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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28GB 아이패드 출시는 향후 애플이 64GB 맥북에어를 단종할 가능성도 시사한다.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기기의 용량을 키운 것은, 소비자들이 더 많은 파일을 개인 모바일 기기에 저장하길 원한다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노트북에서 64GB 용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애플이 인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 씨넷은 이와 관련 수많은 파일을 저장할 공간이 필요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에 개인 파일을 동기화 시키길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용량이 커진 아이패드 출시는 당연한 사실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