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S2 젤리빈, 애플급 SW지원 넘보나

일반입력 :2013/01/29 08:23    수정: 2013/01/30 08:33

삼성전자 갤럭시S2용 안드로이드4.1.2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가 지난주 유럽에서 시작됐다. 최근 업계 예상보다 앞당겨진 시점에 따라 국내 사용자들도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초 통신사별 정식 업그레이드를 받을 것으로 기대중이다. 이에 대해 안드로이드 제조사 치곤 업데이트에 충실한 편이라는 칭찬과, 선두업체 치곤 너무 늦다는 불평이 엇갈린다.

국내 스마트폰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지난주 스페인부터 시작된 갤럭시S2 젤리빈 업데이트가 유럽 지역을 넘어 중국 등으로 확산중이란 소식을 접했다. 이미 국내 통신3사가 배포를 앞둔 한국어판 업데이트를 검수중이란 소문도 나왔다. 이는 안드로이드 제조사가운데 독보적인 사후지원 수준으로, 애플의 경쟁플랫폼 iOS 업데이트에 견줄만 하다.

휴대폰 제조사가 최신 안드로이드를 도입하려면 SW개발인력을 일정 규모 이상 둬야 한다. 구글이 내놓는 운영체제(OS)는 하드웨어와 통신망에 따른 최적화가 필요한 '반가공 상태'라서다. 제조사가 완성해도 통신사별 검수를 거치느라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몇달새 수십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사들이 앞서 출시된 단말기의 사후지원에 신경 쓰긴 어려웠다. 그나마 대부분이 신제품에 들어갈 SW개발에 투입됐다. 차순위는 '비교적 많이 팔린 단말기'를 지원하는 일이었다. 구글이 직접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넥서스' 시리즈 외에 2년 이상 업데이트된 제품을 찾기 어려웠다.

■아이스크림 있는데 젤리빈 기다리는 이유

그래서 갤럭시S2 사용자들이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를 쓰는 사람들처럼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을지 불분명했다. 갤럭시S2가 품었던 안드로이드 버전은 지난 2011년 출시 때 2.3(진저브레드)였고 몇차례 소소한 업데이트를 거쳐 지난해 8월 4.0.4(아이스크림샌드위치)로 바뀌었다.

당시 일부 사용자들은 그 최신 환경이 기존 대비 '룩앤필'이 바뀌었지만 기능상 유용한 변화가 별로 없다고 불평했다. 그리고 이미 구글이 안드로이드 4.1(젤리빈)을 소개한 뒤였지만, 삼성이 갤럭시S2용 업데이트를 해줄지 모른단 기대는 적었다. 회사가 그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3용 젤리빈을 10월 내놓는 등 신제품 지원에 집중해서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어떤 단말기에 업데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예고한 적이 거의 없다. 관련 문의에 대해 여력이 되는 만큼 사후지원에 힘쓰겠다는 모호한 표현을 써왔다. 별다른 기대가 없던 사용자들이 설렌 시점은 지난해 말부터다.

삼성 스웨덴을 인용한 외신 보도를 통해 지난해 11~12월로 예정된 갤럭시S2 젤리빈 업데이트 공개일정이 12월~새해 1월로 미뤄졌다는 소식이 나왔다. 삼성은 공식사이트에 시점을 밝히지 않은 채 갤럭시노트용 '프리미엄스위트팩'을 포함한 젤리빈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고만 예고했다. 갤럭시S2 업데이트 계획은 없었지만 사용자들은 함께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지난해말 유출된 해외판 갤럭시S2 젤리빈 업데이트는 사용자환경(UI)과 체감속도, 안정성과 지원 기능 등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갤럭시S3를 닮은 룩앤필, '스마트스테이'와 '팝업플레이', 지능형 검색 '구글나우'와 강화된 삼성 서비스를 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이어 이달초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선 삼성에서 직접 준비한 듯한 갤럭시S2용 젤리빈 안내공지가 캡쳐된 이미지 형태로 돌면서 '업데이트 임박' 분위기를 달궜다. 지난주부터 주말새 유럽과 중국에서 이뤄진 갤럭시S2 업그레이드는 이를 기정사실화한 모습이다.

다만 국내 사용자를 위한 업데이트는 지난해말 관측대로 다음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늦어도 설연휴 전까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많다.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해도, 안 해도 불만?'

어쨌든 국내서도 업데이트 가능성이 높아진 분위기에 한 사용자는 (갤럭시S 때처럼) 하드웨어 사양때문에 안 된다고 할 것 같았는데 해주긴 하네라 평했다. 다른 사용자는 1년 이상 된 버전에서 멈춘 단말기도 많고 경쟁사 제품은 해주지도 않는데 삼성이 많이 노력하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또다른 사용자는 업데이트 늦어진 이유가 엑시노스의 보안결함 때문이라던데 이왕 늦는거 최적화나 잘 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국내판 단말기는 망연동 테스트와 제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탑재 후 안정성 확인같은 검수를 거친다. 구글이 제조사와 손잡고 직접 만드는 '넥서스' 시리즈 외의 안드로이드 단말기는 모두 이런 식으로 지역과 출시시장 특성에 따라 정식 업데이트가 늦어진다.

이에 대해 어떤 사용자는 갤럭시노트로 (젤리빈 이전 버전) 아이스크림샌드위치 내놓는데 반년 걸리고 그때 (구글에서) 젤리빈 나올 정도, 이게 삼성의 사후처리라며 '늑장' 업데이트를 비판했다. 다른 사용자도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해봤자 2년전 나온 아이폰의 iOS4.0보다 느리고 불안정하고 불편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처럼 삼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의 불안정한 운영체제(OS) 업데이트는 흔히 선두권의 경쟁상대로 지목된 애플의 iOS 업데이트와 비교돼왔다.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체계와 제조사들의 특성을 감안할 경우 삼성의 사후지원은 추켜세울만한 것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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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의 기대대로 갤럭시S2 젤리빈 업데이트가 이달말 또는 다음달초 이뤄진다면, 지난 2011년 4월말 출시후 1년9개월 이상 이어진 제품의 생명력이 더 길어지는 셈이다. 그나마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제조사들 가운데 독보적 입지를 확보했기 때문에 이같은 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안에서의 경쟁우위일 뿐, 애플과 비교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애플이 지난 2009년 7월 글로벌(국내 11월) 출시한 아이폰3GS 단말기는 지난해 9월 나온 iOS6 업데이트까지 제공받으며 3년 이상의 사후지원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애플이 전체 하드웨어(HW) 설계와 SW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경쟁사대비 소수 제품을 만들기에 훨씬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 이는 출시 1년도 안 돼 사후지원 '열외' 신세가 되는 안드로이드 단말기들과 제조사를 비웃음거리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