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외도를 페북은 알고있다"

일반입력 :2013/01/24 15:00    수정: 2013/01/24 16:12

페이스북이 '성매매를 좋아하는 기혼자'나 '인종차별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직장' 명단을 폭로한다면?

예전부터 페이스북이 광범위한 사용자들의 사생활을 외부에 노출해 사회적 위신을 깎아내리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는 단순한 불안함에서 최근 현실화 될 수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주 페이스북이 선보인 '그래프서치' 기능으로 실험해본 결과다.

23일(현지시각) 한 영미권 매체는 그래프서치 기능으로 성매매를 좋아하는 기혼자들이나 인종차별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직장을 알아낼 수 있다며 이 기능으로 사람들의 가족관계나 종교 같은 신상정보와 개인적인 취향같은 사생활을 얼마나 자세히 노출당할 수 있는지 조사한 블로그 사이트를 인용 보도했다.

보도에 인용된 블로그는 영국 코미디언이자 언론인으로 알려진 톰 스콧의 텀블러 사이트다. 여기에 스콧은 페이스북사용자들로부터 일련의 위협적이거나 유쾌하지 못하거나 당황스럽거나 위선적으로 보일 수 있는 표면적인 정보들을 검색해본 결과를 게재했다.

스콧이 검색을 시도한 것은 이를테면 ▲인종차별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직장(employer) ▲'애실리매디슨(외도 목적의 만남을 주선해주기로 이름난 사이트)'을 좋아하는 기혼자의 배우자 ▲(중국에서 철저히 탄압되고 있는) 파룬궁을 좋아하는 중국내 거주자의 가족들 ▲이란 테헤란에 살며 남성에게 관심이 많은 남자 이슬람교도 ▲근처에 살고 남자에 관심이 많으며 술에 취하길 좋아하는 미혼 여성 ▲'듀렉스(콘돔 상표명)'를 좋아하는 이탈리아 가톨릭 교구 소속 수녀 등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래프서치에서 이런 내용으로 검색한 결과에 '뜻하지않게 노출된' 개인정보는 없었다. 결과에 나타난 정보들은 모두 페이스북 회원들이 스스로 입력하고 타인이 확인 가능한 상태로 놔뒀다는 뜻이다.

예전부터 페이스북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공공연히 드러내지 않는 신상정보와 개인의 취향에 관한 사항들을 제3자가 알아볼 수 있게 해뒀다. 일례로 인종차별주의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공개 페이지에 '좋아요(like)'를 표시한 사람들의 목록을 누구나 열어볼 수 있다. 그 목록을 들여다보면 각 개인들의 프로파일을 조회할 수 있고, 그의 직장이 어딘지 알아내기도 어렵지 않다.

사실 페이스북이 그래프서치를 만들어 해낸 것이라고는 좀 복잡하고 번거로울 수도 있었던 이 과정을 아주 간편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누가 인종차별주의자인지, 누가 바람피우기를 돕는 사이트를 즐겨 찾는지, 누가 상습적인 주당인지까지도 쉽게 알려주는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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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는 서비스에 노출된 각 개인들의 신상정보가 사생활을 침해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기보다는 (현실속의) 불분명함이 사라졌다는 점이 문제라며 빅데이터의 시대에 더 나은 검색도구와 정보를 게재하는 간편함으로 우리는 자기주변의 공개된 데이터를 더더욱 공개적으로 만들게 되는 사실에서 불편함을 느낀다고 썼다.

그래프서치를 통해 다양한 유형의 검색결과를 모아본 톰 스콧 자신은 이 문제가 프라이버시 관련 이슈인지 분명치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괜찮은 프라이버시 보호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쓰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