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무릎꿇나…佛오렌지에 망사용료 지불

일반입력 :2013/01/21 09:57    수정: 2013/01/21 10:09

정윤희 기자

프랑스 통신회사 오렌지(Orange)가 구글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받아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럽 통신사의 네트워크 투자비용 분담 요구를 구글이 마침내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계 망중립성 이슈가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스테판 리차드 오렌지 최고경영자(CEO)는 BFM 비즈니스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글이 오렌지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는 트래픽에 대한 대가를 지불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리차드 CEO는 “구글과 힘의 균형에 도달했다”고 언급하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구체적인 지불 금액과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구글이 발생시키는 유튜브, 검색 등의 서비스 트래픽이 오렌지 네트워크의 약 50%를 차지하는 등 망 과부하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통신사에 망사용료를 지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프랑스텔레콤, 텔레포니카, 보다폰 등 주요 유럽통신사들은 구글에 망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동안 구글은 유럽통신사들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반발하며 통신망 투자 확대를 주장해왔지만, 결국 사용료를 지불했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해당 사건이 단순히 두 회사 사이의 흥미로운 재무적 거래가 아닌 다른 통신사, 나아가 전세계 통신사와 콘텐츠 제공사 사이의 관계 정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포브스는 당장 구글에게는 망중립성 원칙보다 안드로이드의 시장점유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오렌지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진 강력한 시장 지위가 신흥 시장을 공략 중인 구글에게 큰 고려사항이 됐을 것이란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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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프리카는 인터넷 접속, 웹서비스 사용,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 등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오렌지를 비롯한 통신사들이 일종의 진출 관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포브스는 구글이 이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확산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또 다른 프랑스 통신사 프리(Free)는 유튜브 트래픽이 제한을 두는가 하면, 라우터에 광고 차단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유튜브 서비스를 제한했다가 정부의 개입으로 이를 종료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