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 딸이 본 북한 “트루먼쇼 같아”

일반입력 :2013/01/21 09:14    수정: 2013/01/21 16:35

전하나 기자

“매우, 매우 이상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딸 소피 슈미트가 이달 초 북한에 다녀온 소감을 자신의 구글플러스에 남겨 화제다. ‘이보다 더 기괴할 수 없다(It might not get weirder than this)’가 여행기 제목이다. 그는 이번 방북 과정을 상세히 적으며 느꼈던 바를 솔직하게 적었다.

먼저 소피 슈미트는 이 글에서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공식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방문 당시 매우 긴장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그가 북한에 대한 첫인상으로 언급한 것은 강추위였다. 소피는 “북한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추웠는데 우리가 둘러봤던 시내의 상점 등의 건물은 난방 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내빈으로 이런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줬던 것은 최첨단 최신식 전자설비를 갖춘 도서관이었다. 이는 얼마나 그들이 통제에 놓여져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단서”라고 말했다.

북한 최고 명문 대학인 김일성 대학을 방문해 받았던 충격도 고백했다. 그는 “학교 내 전자 도서관 안에는 90여명의 사람들이 마우스 클릭이나 스크롤을 하지 않고 그저 조각상처럼 데스크톱 컴퓨터 화면만을 주시하고 있었다”며 “어느 누구도 고개를 돌리거나 방문자들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북한 사람들은 자신이 북한에 살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믿는 것으로 보였다. 자신의 나라에서 아무런 의식 없이 인질로 잡혀 있는 것이다”며 “마치 국가 규모의 트루먼 쇼(TV 쇼 프로그램의 철저한 기획 아래 한 인간(트루먼)이 30년간 시청자들에게 노출된 채 살아가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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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슈미트 회장도 구글플러스에 “세계는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는데 북한은 계속 고립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북한 정부가 (인터넷 보급 확대를) 시작할지, 아니면 계속 뒤떨어진 상태로 남아있을지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는 요지의 글을 남겼다. 이는 그가 지난 10일 방북을 마치고 베이징 국제공항에 입국해 개최한 기자회견서 밝혔던 내용과 같다.

그는 “북한에는 이집트 회사 ‘오라스콤’이 만든 3G 네트워크 환경이 있는데, 아직 사람들이 데이터를 주고받거나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150만명 정도의 휴대폰 이용자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