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 기자가 열흘간 직접 해보니...

일반입력 :2013/01/19 09:22    수정: 2013/01/19 14:05

지난 2일 오픈된 ‘아키에이지’가 최근 상용화 서비스로 전환됐다. 아키에이지는 100만명이 즐긴 게임, 동시접속자 수 10만을 기록한 작품이다. 이 게임은 올 상반기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둘만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키에이지는 송재경 대표가 직접 메가폰을 잡아 더욱 주목을 받았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를 탄생시킨 송 대표의 손에서 과연 어떤 작품이 탄생했는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 보다 높았다.

그렇다면 아키에이지는 어떤 게임일까.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자가 하루에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열흘 가량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 봤다. 총 플레이시간이 30시간이 넘지 않아 최고레벨까지 도달할수 없었지만 일반적으로 플레이하는 이용자 시간에 맞춰 플레이했기 때문에 게임의 눈높이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플레이를 해본 결과 아키에이지는 겉멋만 강조한 게임과 다르게 다양한 콘텐츠로 몰입감이 높다. 또 이용자간의 대립과 갈등, 협업을 잘 풀어냈다. 외형 보다 선순환 콘텐츠를 잘 담아낸, 속은 알찬 게임이라는 것이 첫 평가다.

■아키에이지, 겉멋은 느낄 수 없는 게임

아키에이지에 처음 접속하면 캐릭터가 이쁘지 않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등과 비교해 보면 겉보기 등급은 떨어진다. 이는 계정을 생성한 이후 처음 캐릭터의 외형을 선택할 때부터 느낄 수 있다.

물론 아키에이지는 기존 온라인 게임과 비슷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지원한다. 이 기능은 캐릭터의 얼굴과 눈, 코, 입 등의 외형을 바꾸고 문신 등으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아키에이지의 캐릭터는 기존 대작 온라인 게임에 등장한 캐릭터와 비교해 멋있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다. 캐릭터의 개성만 강조한 셈. 물론 일부 이용자는 커스터마이징 기능만으로도 아이유 등의 인기 연예인을 만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직업을 선택하는 부분에서 ‘게임이 너무 어려운 것 아닌가’라는 느낌도 갖게 한다. 능력치 조합으로 120가지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어서다. 기존 온라인 게임처럼 전사, 법사, 사제 등으로 나뉜 것이 아닌 이름도 생소한 길잡이, 강령술사, 음유시인 등의 직업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캐릭터의 직업을 선택한 뒤 게임에 처음 접속하면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퀘스트 시작 포인트다. 아키에이지의 퀘스트는 기존 온라인 게임과 다르지 않다. 퀘스트를 수행하면 게임 방식을 익힐 수 있고 캐릭터의 레벨도 올릴 수 있는 방식이다.

게임 그래픽과 초반 퀘스트 동선, 액션성은 전반적으로 지루하다. 엑스엘게임즈가 밝힌 아키에이지의 차별화된 재미는 느낄 수 없었다. 대부분의 게임 이용자가 아키에이지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했지만 초반 플레이의 느낌은 기대 이하다.

단, 엑스엘게임즈 측은 이 같은 반응을 인지하고 이용자의 이탈을 막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무와 광물 채집 등을 해도 경험치를 제공, 캐릭터의 육성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아키에이지, 15~20레벨부터 자유 경험

이틀정도 플레이를 해봤을까. 어느덧 캐릭터의 레벨은 20레벨로 올라섰다. 이 때부터 아키에이지가 기존 온라인 게임과 어떤 점이 다른지 하나 둘 눈에 들어왔다.

대표적으로는 못가는 장소가 없다는 점이다. 소위 ‘병풍’이라 불리며 게임 속에선 가볼 수도 없었던 여러 지형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산에 올라가거나 건너편에 있는 산으로 오르기 위해 날틀을 이용하는 방식 등이 눈에 띈다. 등산에 빠진 이용자가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특히 다른 게임의 과장된 그래픽과 자동 사냥 및 이동 기능의 익숙함을 잊어버리자 ‘아키에이지의 자유도란 이런 것’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메인 외에 서브 퀘스트를 굳이 진행하지 않아도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닥사(닥치고 사냥)를 선택해도 된다.

초반 퀘스트는 게임 방식을 익히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면, 캐릭터 레벨 중후반 이후부터는 퀘스트의 중요도는 떨어진다. 퀘스트를 통해 배운 농장 관리법과 가축 사육, 뱃길을 탐험 등을 통해 이색 직업을 찾게 되면 아키에이지의 자유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아키에이지의 이색 직업은 캐릭터 생성 시 제공하는 120종의 기본 직업 외에도 해적, 무역상, 농부, 광부, 서리꾼 등을 말한다. 이용자들은 이 같은 이색 직업을 선택해 다른 이용자의 무역품을 뺏는 해적의 길도 걸을 수 있다. 현실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게임이란 가상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점이 특이하다.

■선순환 콘텐츠를 더한 PvP 요소

중후반 레벨에 경험한 아키에이지는 선순환 콘텐츠가 튼튼한 게임이다. 하우징(주택) 및 농장 시스템, 무역 시스템 등 생활형 콘텐츠와 적 진영과의 전투를 벌이는 전쟁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전쟁을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선 생활 콘텐츠에 집중해야한다.

이 같은 선순환 콘텐츠는 지난 테스트 기간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전쟁만 벌이는 원정대와 농사만 짓는 원정대간의 협업 속에서 전투가 활발하게 진행된 것. 아키에이지가 상용 서비스로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원정대간의 협업도 활성화된 상태였다.

원정대는 일종의 길드로 이용자 커뮤니티다. 동대륙과 서대륙으로 나눠 활동하는 이용자들은 지도 중간에 위치한 원대륙을 차지하기위해 수많은 해상전, 집단전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바닷길에서 벌어지는 해상전은 영화 속 한 장면으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박진감 넘쳐 보인다. 이 장면은 호박 텃밭을 구하기 위한 무역 퀘스트를 수행하다 우연히 목격할 수 있다.

일부 원정대는 이용자들의 무역을 돕는데 팔을 걷었을 정도다. 싸움은 싫었지만 해적의 존재를 싫어하는 이용자들이 힘을 모아 호위함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누구의 강요도 아니다. 아키에이지는 이용자가 만들어가는 자유도 높은 게임이란 점을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다.

아키에이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게임 본연의 맛이 잘 드러난 작품이었다. 이를 두고 ‘아키에이지는 양파 같은 게임’이라 표현할 수 있다. 까면 깔 수 록 새로운 재미가 드러났다. 속된말로 던전 뺑뺑이식의 기존 게임과는 다르다. 이것이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밝혔던 울티마형 아키에이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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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아키에이지는 스트레스가 없는 게임이다. 솔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농장을 가꾸며 귀농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전투를 안 해도 캐릭터를 쉽게 육성하고 다른 이용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 이는 아키에이지의 또 다른 얼굴이다.

반면 아키에이지는 상용 서비스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버그 등으로 인해 이용자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캐릭터가 특정 지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맵 설정이 초기화 되는 등 개선해야할 점도 많았다. 이를 얼마나 빠른 시간에 해결하느냐가 아키에이지의 남은 과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