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성장에 4분기 PC 출하량 "뚝"

일반입력 :2013/01/15 13:49

남혜현 기자

PC시장이 긴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PC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경쟁작인 태블릿이 저변을 넓혔다. 기대주였던 MS 윈도8도 PC 구원투수로 나서기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1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이 9천3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9% 하락한 수치로, 태블릿의 매운 맛을 제대로 봤다. 2012년 전체 PC 출하량은 3억5천270만대로, 전년 대비 3.5%나 급락했다.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 미카코 기타가와는 PC 출하량 감소 원인을 태블릿이 PC 시장의 지각을 완전히 변동시키고 있다며 PC 사용자들이 오래된 PC를 교체하는 대신 태블릿을 구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태블릿을 콘텐츠 소비 기기로 인식하고 있는 데다, 창작이나 관리 등 PC 고유 업무의 경우 개인용 기기가 아닌 공유 PC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지난해 우수한 품질의 태블릿이 저가로 출시면서 이러한 변화가 촉발되었고, 기존 PC 저변이 점점 축소돼 태블릿이 일차적인 소비 대상이 될 때까지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자의 입장에서 보면, 변화의 과정에서 주로 낮은 사양의 PC들이 퇴출될 것로 예상했다. 사용자들은 단순한 소비용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과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PC를 새로 구입할 것이므로 PC의 평균판매가가 상승하는 긍정적인 영향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추수감사절에서 신년 초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홀리데이시즌에도 선물용 PC 판매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예년보다 더 많은 초저가형 노트북이 홀리데이시즌 동안 특가 상품으로 등장했지만 동기간의 PC 판매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8 출시도 4분기 PC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PC 판매업체에서 출시한 윈도8 PC 제품들은 외관이 밋밋하고 터치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신제품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어 기존 고객기반 내에서 이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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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는 지난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 1위를 탈환했으나, 출하량이 작년 동기 대비 성장하지 못했다. 애널리스트들은 HP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이윤을 일부 포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HP는 윈도8 출시에 맞춘 대대적인 특가 판매와 일부 지역에서 홀리데이시즌 동안의 판매에서 성공을 거뒀다.

2위인 레노버는 이 기간 점유율을 8.2% 가량 늘리며 전세계 5대 주요 PC 업체 중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레노버의 성장률은 북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EMEA) 및 아시아 태평양지역보다 높았지만, 남미와 일본의 업계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북미 지역에서 레노버는 리테일 시장을 확대하고 전문가용 PC 시장을 보호해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가트너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