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산 VOD, 광고 꼭 봐야 하나요?

일반입력 :2013/01/15 09:13    수정: 2013/01/15 09:14

전하나 기자

#세 살배기 아이를 둔 김예성㉝씨는 극장에 자주 갈 수 없어 주로 IPTV로 영화를 즐겨 본다. 그는 “가족이 함께 볼 수 있고 최근에는 극장 동시 개봉작도 많아져 더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하지만 주문형비디오(VOD) 시청 전 나오는 광고에 대해선 불만이 많다. 김씨는 “무료도 아니고 돈을 주고 VOD를 구입했는데 광고까지 의무적으로 봐야 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드라마 열혈 시청자인 이나희㉗씨는 주말이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일주일치 드라마를 몰아 본다. 월화수목 드라마까지 다 보고 나면 한 주의 화제가 됐던 예능 프로그램도 꼭 찾아 복습한다. 그런데 다음 편을 이어볼 때마다 매번 광고를 다시 봐야 하는 것이 꽤나 번거롭다. 이씨는 “아예 다른 방송분을 볼 때만 아니라 기존 구매한 VOD를 이어 보려고 할 때도 광고가 반복돼 짜증난다”고 말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IPTV 사업자들은 무료 VOD뿐 아니라 유료 VOD에도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극장서 영화를 보기 전 상영되는 광고로 겪는 불편함을 IPTV서도 겪는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IPTV 광고판매대행사인 다트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IPTV 3사의 VOD 이용은 유무료 포함 한달 평균 약 4억회가 넘을 정도로 일반화됐다. 시장 1위 사업자인 KT의 ‘올레 TV’가 3억1천만회, 2·3위 사업자인 SKB와 LGU+의 ‘Btv’, ‘U+TV’가 각각 1억8백만회, 4천5백만회를 차지한다.

VOD 이용 급증은 지상파 방송·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프로그램과 최신 영화 등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홀드백 기간이 갈수록 단축되면서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VOD는 전체 가입자를 기반으로 하는 실시간 서비스와 달리 특정 영화나 드라마 건별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IPTV 사업자에게는 매출 효자 사업이다. 광고는 VOD의 중요한 부가 수익으로 꼽혀 사업자들은 다양한 광고 모델 개발에 힘을 쏟는다.

이는 사업자의 엄연한 비즈니스 모델 영역이지만 시청자의 작품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까지 이르러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400만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하며 전체 IPTV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KT 올레TV는 광고를 유료 VOD 시작 전과 중간 이어보기하는 경우까지 삽입한다. VOD 시청 중에도 5분, 15분에 두 번에 걸쳐 양방향 광고라는 명목으로 팝업을 띄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가입자 모수를 기반으로 광고를 수주한 것”이라며 “광고로 얻어지는 수익은 양질의 콘텐츠 수급하는데 쓰인다”고 말했다.

경쟁사 SK브로드밴드의 경우 VOD 시작 전에 광고를 보여주지만 중간 이어보기에는 넣지 않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간 광고 삽입이나 화면 내 팝업 광고는 스팸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고객가치 차원에서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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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업계는 유료 VOD에 별도로 광고를 붙이지 않는다. 일부 데이터 로딩 시간에 아주 짧게 로고 노출 광고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프로그램 시청을 방해하는 수준은 아니다. 이와 관련 한 케이블TV 업체 관계자는 “케이블의 경우 데이터 방송 화면에 광고가 어느 비율 이상 차지하면 안된다는 세부적인 규제 조항을 적용받는 반면 IPTV는 이런 규제에서 비껴나 있다”고 지적했다.

담당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미디어렙 등과 연관지어 IPTV 광고 규제를 일정 정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