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온라인 게임사, 모바일에서 답 찾다

일반입력 :2013/01/09 10:14    수정: 2013/01/09 11:01

새로 내놓은 온라인 게임들이 연거푸 실패로 돌아가며 갈 길을 잃었던 중견 온라인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이들이 모바일 게임 사업에 처음 뛰어들 때만 해도 반신반의 하던 시장의 시각도 점차 기대감으로 차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작 온라인 게임으로 참패를 맛보다 7전8기의 정신으로 되살아난 대표적인 국내 중견 게임사는 ▲위메이드 ▲액토즈소프트 ▲CJ E&M 넷마블 등이다.

■위메이드, ‘캔디팡’·‘터치파이터’로 고공행진

먼저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의 전환을 가장 신속하고, 또 정확하게 한 중견 게임사는 위메이드다.

이 회사는 ‘미르의전설2’ 성공 이후 ‘창천 온라인’, ‘아발론 온라인’, ‘타르타로스 온라인’, ‘쯔바이 온라인’ 등 다양한 신작 온라인 게임을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 프로구단 운영과 자체 게임 리그 운영 등으로 e스포츠 활성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내 e스포츠 시장의 침체와 게임 자체의 인기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이 회사가 선택한 전략은 기존 개발사들의 인수와, 모바일 게임 사업의 전개였다. 위메이드는 2010년 조이맥스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초에는 세시소프트의 ‘로스트사가’ 사업권 일체를 양수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외부에서 찾았다. 또 조이맥스를 통해 ‘피버스튜디오’, ‘링크투모로우’, ‘리니웍스’ 등 모바일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등 모바일 게임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이 같은 새로운 전략은 김남철 조이맥스 대표와,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 체제가 구축되면서 더욱 본격화 됐다. 특히 모바일 게임에 대한 사업 전략과 노하우를 갖춘 남궁 대표가 지난해 초 위메이드에 합류하면서 이 회사의 모바일 게임 사업은 더욱 강화됐다. 카카오에 대한 투자와 전략적 제휴, 또 NHN재팬 ‘라인’을 통한 글로벌 유통 플랫폼 확보 등 다양한 활로들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결국 이 같은 발빠른 판단과 전략은 ‘바이킹 아일랜드’, ‘캔디팡’, ‘터치파이터’ 등 소위 대박 모바일 게임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캔디팡의 경우 모바일 게임 역대 최단 기간 1천만 다운로드 돌파 기록을 세웠으며, 터치파이터 역시 고품질 모바일 격투 게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액토즈소프트, ‘밀리언아서’로 밀리언셀러 도전

위메이드와 미르의전설2 매출을 나눠 갖는 액토즈소프트 역시 새로 출시한 온라인 게임마다 실패를 거듭했다. ‘엑스업’, ‘오즈페스티벌’, ‘와일드 플래닛’ 등 여러 신작이 나왔지만 얼마 안 돼 인기 부진으로 서비스가 종료됐으며 ‘아쿠아쿠’와 ‘라제스카’처럼 개발 도중 사라진 프로젝트도 다수다.

이에 액토즈소프트는 지난해 초 경영진 교체와 조직개편을 통해 체질 자체를 완전히 바꿨다. 모바일 게임 사업에 주력할 수 있는 환경과, 모바일 사업 수행을 위한 빠른 의사 결정 체계를 구축한 것.

이를 위해 기존 온라인 사업본부와 모바일 사업본부를 개편하고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업체제를 만들었다. 모바일 게임 전문 자회사인 플레이파이게임즈를 세운 것도 이 전략의 일환이다.

또 액토즈소프트는 모회사인 샨다그룹의 자회사 샨다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중심축 역할을 맡고, 일본 대형 게임사인 스퀘어에닉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음으로써 한·중·일을 잇는 모바일 게임 삼국지 라인을 형성했다.

결국 이 회사의 모바일 게임 사업 전략도 국내 시장에서 성과로 입증됐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가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 데 이어, ‘배틀 아레나’가 앱스토어 무료 게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근래에 출시된 ‘밀리언아서’의 경우 출시 첫 날 티스토어와 올레마켓에서 유료 다운로드 순위 1위, 출시 하루 만에 앱스토어 매출 1위와 구글플레이 6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이 같은 성공으로 액토즈소프트에 대한 시장 전망도 밝다. 밀리언아서의 장기 흥행뿐 아니라 월 1~2종의 신규 모바일 게임들이 출시돼 매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한 증권사의 보고서도 나왔다. 여기에 신작 라인업이 ‘폴링폴링’처럼 장기 흥행 가능성이 높은 고품질 게임이어서 더 큰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CJ E&M 넷마블, ‘다함께 차차차’로 성장세 가속

CJ E&M 넷마블도 모바일 게임으로 기사회생한 대표적인 중견 게임사로 꼽힌다. 이 회사의 경우 총싸움 게임 ‘서든어택’의 퍼블리싱 판권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이를 만회하고자 ‘S2 온라인’, ‘리프트’ 등 굵직한 게임들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리프트는 비슷한 장르의 경쟁작인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의 출현으로 게임성 자체는 인정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도에서 떨어지면서 인기 하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갈 길을 잃은 넷마블도 모바일 게임에서 해답을 찾았다. ‘차구차구’ ‘모나크’ ‘마계촌 온라인’ ‘지피레이싱’ ‘건즈2’ ‘하운즈’ 등 다양한 온라인 게임 개발과 함께 모바일 게임 사업에 역량을 더욱 집중했다.

이를 위해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사업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 모바일 전략실을 신설했다. 모바일 전략실은 모바일 게임 개발 뿐 아니라 지원 업무도 함께 진행해 모바일 게임 사업에 더 큰 힘을 보탰다. 여기에 카카오와의 제휴를 통한 카카오톡 게임하기 입점을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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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온라인 게임 개발과 서비스에 노하우를 가진 덕분에 넷마블 역시 모바일 게임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소셜네트워크게임(SNG) ‘베네치아스토리’와 ‘점핑스타’로 모바일 게임 사업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한 넷마블은 지난 달 말 ‘다함께 차차차’를 내놓으며 대박을 터뜨렸다. 이 게임은 최근 누적 다운로드 수 600만 돌파와 함께 일 매출 8억~9억원을 기록하며 ‘드래곤플라이트’를 잇는 또 하나의 국민 게임 반열에 올라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기존 PC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의 변화를 발 빠르게 감지하고 이에 대비한 중견 게임사들이 불경기를 뚫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은 모습”이라며 “위메이드, 액토즈소프트, 넷마블 등이 대형 게임사보다 빠른 판단과 추진력을 앞세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대표적인 경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