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검색-자살률’ 동반증가…“검색 정비해야”

일반입력 :2013/01/07 08:35    수정: 2013/01/07 15:09

전하나 기자

우리나라 자살률과 인터넷 ‘자살’ 검색량이 동반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서의 자살과 관련한 검색 결과를 정비하고 예방 캠페인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7일 송태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검색 통계 사이트 ‘구글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2005~2010년 국내 자살률이 ‘자살’이라는 키워드 검색량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살률은 2003년 인구 10만명당 28.1명에서 2004년 29.5명, 2005년 29.9명으로 증가하다 2006년 26.2명으로 떨어졌으나 2007년(28.7명)부터 다시 높아졌다.

송 연구위원은 “2005년(고 최진실)과 2008년(고 이은주)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자살률과 자살 검색량이 동시에 증가했다”며 “모방자살 위험이 실제로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10년 10월 ‘행복전도사’로 불린 최윤희씨 자살 당시 ‘자살’ 검색량은 구글 트렌드 정보 제공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송 연구위원은 “포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자살이나 스트레스 키워드 검색이 갑작스럽게 증가한다면 이를 감소시키는 정책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했다. 검색량이 급증할 경우 자칫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과거 국내 검색 점유율이 미미한 구글의 검색량을 바탕으로 했다는 등의 한계가 있다”며 “다른 포털 검색량을 대상으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기준 OECD 평균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12.8명인데 비해 한국은 33.5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자살’이라는 단어는 포털사이트 금칙어로 따로 분류되지 않는다. 자살과 같은 반사회적 단어의 경우 계도 목적의 콘텐츠를 노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양대 포털사인 네이버와 다음도 ‘자살’이란 검색어를 입력하면 ‘생명은 소중합니다’라는 문구의 자살 방지 캠페인 배너를 최상단에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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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음이 해당 배너 아래 관련 뉴스와 각종 예방기관 사이트를 바로 안내하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배너 바로 밑에 ‘자살하고 싶습니다’ ‘자살하는 법’ 등의 제목을 그대로 웹상에 노출한 지식iN 검색과 웹문서 등이 우선 보여져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자살은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문제인 만큼 포털사이트가 책임있게 관련 캠페인에 나서고 검색결과를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