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1년, 딜레마…이통사, 울고 웃는 까닭은

일반입력 :2012/12/27 14:25    수정: 2012/12/27 14:42

‘24.1% vs. 46.4%’

앞의 숫자는 지난 10월 기준 전체 이동전화가입자 중 LTE의 비중을, 나머지는 국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지난 3분기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을 나타낸 수치다.

특히, 이 같은 통계수치에는 상용화 1년여를 지난 4G LTE에 대한 국내 이동통신3사의 딜레마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난 연말 LTE 전국커버리가 구축된 이후 1년여 사이 LTE 가입자는 1천600만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이 같은 가입자 증가세가 이통3사의 경영실적 개선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LG유플러스 역시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KT는 통신부문의 실적하락에도 금융과 렌탈 등 비통신 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1천732% 성장해 실적악화를 모면했다.

■LTE, 스마트폰 대중화 큰 몫…부담은 이통사 몫

이처럼 LTE가 아직까지 이통사에 계륵 같은 존재지만, 현대인의 생활 패턴 변화에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90년대 후반 각 가정에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사회·경제·문화 전 분야에 걸쳐 미쳤던 영향력과 흡사하다.

당시 초고속인터넷의 확산은 PC의 빠른 보급으로 이어졌고, ‘무선 초고속인터넷 LTE’의 확산은 엄청난 속도로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견인 중이다.

지난 7월 첫 전파가 발사된 이후 LTE 가입자는 1년여 만에 1천270만명(10월말 기준), 올 연말께는 1천600만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는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 많은 가입자로, 이달 700만명을 넘긴 SK텔레콤은 버라이즌과 NTT도코모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다.

이는 이통3사가 치열한 네트워크 구축 경쟁으로 단 시간 내 지리산, 백령도 등 산간벽지에서도 LTE 이용이 가능할 정도로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특히, SK텔레콤은 850MHz와 1.8GHz 주파수를 모두 LTE로 사용해 2배 용량의 LTE 네트워크로 사용할 수 있는 멀티캐리어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이를 아이폰5에도 지원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동시에 이통사들은 과거 2000년대 초반 드림라인·온세통신 등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과도한 설비경쟁을 벌이다가 사라져간 것처럼, 천문학적 설비투자비용에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올해 2조3천억원의 설비투자를 계획했다가 지난 3분기 이를 5천억원 증액시켰고, LG유플러스도 지난 2분기 무선 네트워크의 투자비가 전년대비 232.8% 증가하는 등 이통3사 모두 LTE 설비투자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떠 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상최대치를 경신한 설비투자비용에도 불구하고 이통3사는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메신저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의 확산으로 주력 수익모델이 위협받으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태다.

■‘LTE+콘텐츠’ 활로 모색

악조건 속에서도 이통3사는 LTE를 기반으로 데이터 서비스로의 전환과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내놓으며 활로를 모색 중이다. 또 비통신 분야의 새 먹거리 발굴도 수익다변화에 빠질 수 없는 과제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매달 2만원 상당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T프리미엄 가입자 250만명을 확보해 누적 다운로드 2천400만건, 고화질 야구중계 서비스인 T베이스볼로 8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등 ‘LTE+콘텐츠’로 새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지난해 플랫폼 사업을 분사시킨 SK플래닛에서도 T스토어와 11번가, 호핀 서비스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도 나름의 성과다.

물론, SK텔레콤의 플랫폼 분사나 하이닉스 인수, KT의 부동산 자회사 설립 등은 통신시장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이들 사업자들의 고육지책이기도 하지만, IT와 타 산업과의 융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선제적 시장창출의 노력이란 점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3G와 비교해 5배 이상 빠른 LTE의 확산은 전 산업 분야에서 웹의 모바일 이동을 가속화시키며, 과거 ‘ADSL→광랜·FTTH’ 유선시장의 변화 때보다 ICT 산업에 더 큰 파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LTE 품질을 조기에 확보해 LTE 특화 서비스·콘텐츠로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고객 취향에 맞춘 다양한 LTE 단말기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LTE, 스마트 라이프 ‘큰 축’

올 1월 국내 LTE 총 가입자 수는 193만명에서 10월말 1천270만명으로 6.5배 증가했으며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에서 24.1%로 크게 늘어났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LTE 가입자는 지난 연말 63만명에서 1년 새 700만명으로 11배나 폭증했다.

LTE 가입자 증가로 무선 트래픽도 이동전화 한 가입자 당 470MB(1월)에서 828MB(10월)로 약 2배, 전체 트래픽은 2만3천566테라바이트에서 4만2천145테라바이트로 늘어났다.

특히 2G와 3G 가입자 당 트래픽 사용량은 1MB, 673MB에 불과한 반면, 4G LTE는 한 가입자당 1.7GB의 트래픽을 소모하며 ‘스마트 모바일 라이프’의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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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SK텔레콤의 지난 연말 LTE 가입자는 10대와 50대가 각각 8.5%, 13.8%, 20~30대가 48.8%를 차지했지만, 지난 11월에는 10대와 50대가 12.2%, 17.0%로 증가하며 LTE가 전 연령대로 퍼져나가고 있음이 나타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무선 트래픽의 폭증으로 인해 설비투자와 유지보수 비용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내년까지 LTE 가입자를 1천4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LTE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라이프의 확산은 이통사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