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로DB, 빅데이터-인메모리 통합중"

박상영 티베로 연구소장 인터뷰

일반입력 :2012/12/27 12:23

티베로가 디스크 기반 데이터베이스(DB) 제품에 4년전 출시한 자사 메인메모리DB 기술을 녹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SAP, 오라클, IBM과 알티베이스 등 국내외 DB업체들이 디스크 중심에서 '메모리' 활용을 늘리는 쪽으로 저장매체와 설계구조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다. 당장은 빅데이터 대응 솔루션 '인피니데이타'와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향후 디스크DB와 메모리DB를 통합해 결국 글로벌 트렌드와 같은 길로 갈 것을 암시했다.

박상영 티베로 연구소장은 27일 디스크DB '티베로RDBMS'에 메모리DB '티베로MMDB'를 내장해 통합하는 방안을 연구중이고 그 프론트엔드로 활용하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티베로RDBMS는 전통적인 관계형DB 시장에 대응하는 디스크기반 제품으로 IBM DB2나 마이크로소프트(MS) SQL서버처럼 국내 시장에서 오라클DB에 맞서왔다. 티베로MMDB는 티베로가 지난 2008년 11월 선보인 메인메모리DB 기술이지만 이후 4년간 티베로RDBMS에 비해 전략적으로 강조되지 않았다. 국내외 DB업체들은 '메모리'를 화두로 빅데이터 대응전략을 제시했는데, 얼핏 보기에 티베로의 전략적 판단은 좀 다른 모습이다.

■인메모리DB, 빅데이터 분산처리시 네트워크 병목이 문제

사실 전체 관계형DB시장에서 메모리DB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죠. 티베로 MMDB 역할은 제품 자체의 성과보다 연구개발과정에서의 활용가치가 더 큽니다. 티베로는 메모리DB 연구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기술을 '인피니데이타'나 티베로RDBMS 개발에 적극 활용해왔습니다. 타사에서도 하이브리드(저장매체 혼용) 방식이나 관계형DB 프론트엔드(성능 향상 등을 위한 겸용)로 활용분야를 넓히려고 노력하는 추세예요.

오라클은 '엑사데이터'라는 DB머신에 플래시메모리 저장용량 비중을 끌어올렸고, 별도로 메인메모리 제품 '타임스텐'에 특화된 어플라이언스도 제시했다. IBM도 인메모리DB업체를 인수해 제품화했다. 고성능분석어플라이언스(HANA) 플랫폼을 통해 메인메모리를 범용DB로 쓰는 로드맵을 제시한 SAP는 특이사례다.

보통 성능향상을 위해 국내기업 알티베이스처럼 단일 제품을 하이브리드DB 구조로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티베로처럼 대개 관계형DB에 메인메모리DB를 연결해 쓰게 만든 경우가 더 많다는 얘기다. 다만 현재 티베로 빅데이터 전략은 관계형DB를 분산처리 구조로 확장해 성능을 높이는 방향이다. 인메모리와의 연계 우선순위는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빅데이터는 단일노드 처리용량을 벗어날 정도로 큽니다. 인메모리DB를 써도 한 노드와 다른 노드 처리결과를 비교하거나 합치는 과정이 필수죠. 그런데 결과를 메모리속도보다 한참 뒤떨어지는 네트워크로 전송하면 아무리 처리 속도가 빨라도 병목이 생겨요. 그래서 티베로는 DB에 어느정도만 메모리 처리과정을 통합하면 분산처리 효율이 핵심이라 봅니다. 트랜잭션처리속도를 일정하게 보장하면서 네트워크 부하를 극복하는 분산 병렬처리에 집중해 인피니데이타를 만들었죠.

이같은 흐름에 대해 박 소장의 의견을 물었다. 그에 따르면 오라클 엑사데이터처럼 저장매체로 디스크와 함께 플래시메모리를 활용하는 것과 SAP처럼 메인메모리DB를 쓰는 기술은 전혀 다른 얘기다. SAP HANA는 전통적인 데이터웨어하우스(DW)전용 DBMS에서 쓰던 자료구조를 메인메모리에 적용했고, 오라클 엑사데이터는 스토리지서버까지 단일장비로 구성해 각 단계마다 플래시메모리를 캐시로 삼았다.

■인피니데이터, 관계형DB 바로 확장-인메모리DB 통합 예고

플래시메모리가 발전해 오라클은 느린 디스크와 컨트롤러만 쓸 때보다 빠른 속도를 얻었어요. 데이터가 메모리에 위치하는 인메모리DB는 DBMS 아키텍처에 따라 특정 업무 영역에서 강점을 보일듯 합니다. 티베로도 SSD(플래시)나 RAM(메인메모리)디스크를 이용해 캐시로 쓰는 기능의 테스트를 마쳐 티베로5 '서비스팩1'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타사와 협력해 어플라이언스 출시도 준비중입니다. 향후 티베로RDBMS에 인메모리DB를 추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인피니데이타에서도 메모리 성능을 쓸 수 있겠죠.

인피니데이타는 회사가 지난 9월 소개한 클러스터 방식의 분산DB 기술이다. 당시 회사는 인피니데이타를 표준SQL문을 사용하면서 대용량데이터를 처리하고 실시간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빅데이터DB'로 묘사했다. 앞서 관계형DB를 다뤘던 기업들이 기존 경험과 인력을 그대로 활용해 관리 유연성과 가용성을 보장받고 개발편의성과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피니데이타는 기존 관계형DB로 지원하기 벅찬 워크로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분산클러스터시스템이죠. 티베로RDBMS를 빅데이터환경에 맞게 확장해 일반 관계형DB를 쓰듯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요. 데이터 분석에 더해 수직확장으로 해결이 어려운 작업을 수평확장으로 해결하죠. 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 부담 증가시 확장성과 빠른 대량병렬처리(MPP) 분석이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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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처리를 위해 티베로 인피니데이타를 초기 도입한 국내 기업사례로는 통신사 KT가 꼽힌다. 곧 정식 출시를 앞둔 인피니데이타는 KT의 IP멀티미디어서브시스템(IMS)에 적용돼 증가하는 데이터량에 맞춰 여러 서버를 유지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한 사례로 알려졌다. 인피니데이타가 소수의 고가 하드웨어를 쓰는 대신 기존 관계형DB 인프라와 함께 간편한 관리를 실현했다.

인피니데이타는 티베로RDBMS를 빅데이터 환경에 알맞게 확장한 제품입니다. 기업 데이터가 단일 노드에서 다룰만한 규모라면 티베로RDBMS를 쓰는 게 맞고, 그 수준을 넘어서는 데이터나 워크로드를 다룬다면 인피니데이타가 적합하죠. 티베로RDBMS에서 인피니데이터로 확장시 ODBC, JDBC 등 표준 개발 인터페이스와 툴을 공유중이라 확장이 쉽고, 향후 이관작업이 불필요하도록 통합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