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지속가능 경영, 문화적 혁신 필요하다

이재석입력 :2012/12/21 10:59

이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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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국가, 기업, 개인 전반에 걸쳐 혁신이 강조되는 사회다. 특히 비즈니스 영역에서 혁신은 기업의 숙명으로까지 여겨진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혁신적 경영, 기술 혁신, 일터 혁신 등을 새로운 경영 목표나 기업 가치로 내세운다.

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습,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하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의 혁신은 사전적 의미에서 확대돼 창의적 인간, 창의적 조직이 되기 위한 필수적 요건으로 일컬어진다.

창조적 파괴를 처음 언급한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혁신을 생존과 관련된 핵심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를 기업에 적용하면 끝없이 창조하고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생존이 어렵다는 말이 될 수 있다.

변화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약한 과거에는 사회가 발전하면 혁신은 당연히 따라오는 존재로 인식했다. 하지만 변화무쌍하고 패셔너블(Fashionable)한 사회가 되면서 혁신의 중요도는 점차 커지고 있다. 쏟아지는 신기술과 다양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혁신이 필수가 된 것이다.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업이 갖춰야 할 경쟁요소는 다양하다. 기업들은 이제까지 생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재를 찾고, 정보를 모으고, 기술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개방과 공유가 시대적 가치로 부각되면서 기술이나 인재만으로는 기업의 생명력을 보장받기 어려워졌다.

또 경험과 학습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 역시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지만 기업수명 연장을 장담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근 기업들이 새롭게 주목하는 것이 바로 문화적 경쟁력이다.

과거 산업 혁명 시대에는 철과 같은 물질적 자원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물질적 자원은 고정적이기 때문에 자본과 기술이 있으면 쉽게 구하고 만들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철'의 중요성을 논하는 사람이 드문 이유다.

이런 물질적 자원이나 선진 기술, 법률 등 상대적으로 손쉽게 들여올 수 있지만 이것들이 구성원 사이에서 체화되어 나타나는 문화는 쉽게 배우거나 모방하기 어렵다. 또한 무형의 자산이기 때문에 활용도에 따라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문화적 경쟁력이 중요한 기업 경쟁 요소로 떠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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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기업 내부 구성원들의 행동과 인식으로 만들어진 조직문화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변화와 창의, 대화와 소통을 중시하는 혁신적 조직 문화는 기업의 성장동력이 된다. 또한 창의적 문화 안에서 만들어진 혁신 기업은 소비자들의 태도나 인식도 변화시킨다. 결국 정보, 지식, 기술 등도 중요하지만 문화적 혁신이야말로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확보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서는 개인 뿐만 아니라 회사 차원의 조직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이는 곧 지속 가능한 혁신조직을 만드는 것과 같으며, 결과적으로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재석 IT컬럼니스트

이재석 대표는 포스텍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9년 5월부터 심플렉스인터넷을 이끌어오고 있다. 벤처 버블에서 살아남은 국내 IT벤처 1세대로서 IT시장의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 분석 해보는 것이 취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