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키넥트' 부상병 치료장비로 쓴다

일반입력 :2012/12/22 10:22

게임 조작 용도로 출시된 동작인식장치 '키넥트'가 군용 치료장비로 쓰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육군과 공군을 상대로 이같은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추럴사용자인터페이스(NUI)의 응용분야가 엔터테인먼트와 일상생활을 넘어 꾸준히 확산되는 모양새다.

영미권 외신들은 최근 MS가 퇴역후 후유증을 앓거나 부상당한 미군 병사를 위한 가정용 물리치료장비로 쓰일 수 있도록 키넥트와 연계 소프트웨어(SW)를 패키지로 만드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MS의 계획이 실현되면 일부 미군 부상병들은 의료시설을 찾아갈 필요 없이 집에서 키넥트 장비와 전용SW만으로 물리치료를 행할 수 있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이미 공군과 협력해 '키넥트 치료시스템'에 대한 요구사항을 구체화하고 있다. 향후 '육군 커뮤니케이션-전자연구개발엔지니어링센터'와도 기술적인 검토를 수행할 방침이다.

필 웨스트 MS 공공부문 솔루션담당 이사는 MS는 국방성이 우리의 제품과 시스템통합(SI) 업체를 포함한 파트너 커뮤니티의 잠재성을 신뢰할만한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며 계획된 내용에 치료관련 기능이 포함되지만 이를 넘어서 훈련, 시뮬레이션, 양방향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키넥트는 원래 가정용 엔터테인먼트콘솔 'X박스360'이나 윈도PC에 연결해 게임이나 새로운 유형의 조작체계를 이용하기 위한 장비로 알려졌다. 내장된 카메라가 뜀뛰기나 앉기 또는 자맥질이나 골프채 휘두르기같은 사용자의 신체 움직임을 식별해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명령어로 바꾼 뒤 실행중인 게임에서 주인공 캐릭터가 따라하게 만드는 식으로 작동한다.

이런 키넥트의 특성은 훈련이나 모의실험에 쓰일만한 가능성을 상당히 뒷받침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올초 미군이 중소기업혁신연구(SBIR)로 발주한 '단일 디스플레이에 과도하게 장시간 집중해야하는 파일럿의 신체동작을 추적하는 키넥트 기반 시스템' 개발과제도 그에 해당한다.

MS 홍보담당자 게리 다노프는 키넥트 도입에 관심을 보인 조직으로 미 국방부 연구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육군 폭발물처리반인 '합동급조폭발물무력화기구(JIEDDO)', 이밖에 육군과 해군 의료관련조직과 군수업체 록히드마틴 등을 꼽았다. 물리치료사들 역시 키넥트가 환자를 치료하는 일에 유용함을 알아차렸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키넥트 치료는 몇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집안에서 자가수행이 가능해 편리하고, 결과적으로 의료시설에 들르는 것보다 저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다.

다만 키넥트 단말기 가격은 200달러짜리 X박스용 모델보다 안면인식능력이 뛰어난 PC용 모델이 몇백달러쯤 비싸다. 나중에 바뀔 수도 있지만 당장 군용 물리치료 시스템에 쓰일 키넥트는 이미 민간에 상용화된 키넥트와 동일한 하드웨어(HW)와 SW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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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워싱턴DC에 소재한 IT업체 인포스트랫이 만든 '리모션360'이라 불리는 물리치료용SW는 PC기반 키넥트를 통해 작동시킬 수 있다. 키넥트를 PC에 연결하고 사용자가 몇발 물러서면 카메라가 그 모습을 알아차린다. 사용자의 모습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고 그 위에 녹색 형상의 관절이미지가 포개진다. 흰 선으로 사지의 관절 각도도 표시된다. 사용자가 팔을 머리위로 올려 150도 각도로 움직이는 등 요구받은 동작을 수행하면 흰 선이 파랗게 바뀐다. 성공했단 뜻이다.

MS는 키넥트를 물리치료용 말고도 서로 다른 장소에 위치한 사람들을 위한 '단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같은 목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계획중이다. 회사는 X박스라이브 서비스에서 게임이나 커뮤니티 목적으로 제공했던 아바타 서비스를 응용해 환자간 신상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여러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