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불안감에 게임株 줄줄이 추락

일반입력 :2012/12/20 15:27    수정: 2012/12/20 15:44

박근혜 후보가 18대 대통령에 당선된 영향으로 게임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게임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전문가들도 당혹감을 드러내며,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감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20일 국내 게임 주식 시장이 모바일 게임주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모바일 게임주를 대표하는 게임빌의 경우 오늘 하루 하한가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10만원선이 무너졌으며, 컴투스도 12% 넘게 하락했다.

또 문재인 테마주로 주목을 받았던 나우콤뿐 아니라, 게임업계 대장주였던 엔씨소프트도 큰 폭으로 주가가 내려앉았다. 이 외에도 네오위즈게임즈, 위메이드, 조이맥스 등 대표적인 게임주들이 줄줄이 미끄러져 내렸다.

전체 주식 장이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주들이 일제히 무너진 원인은 이번 18대 대선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 도입에 찬성표를 던졌던 박근혜 당선자가 차기 대통령으로 결정되면서 국내 게임 시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달 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박근혜 당선자는 유보해야 한다고 밝힌 문재인 후보와 달리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 도입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게임셧다운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결국 이 같은 정책 방향이 대선 바로 다음 날인 오늘, 전체 게임주들을 무너지게 한 것으로 보인다.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PC온라인 및 비디오 게임 이용시간을 매일 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강제적으로 차단하는 제도다. 최근에는 여성가족부가 2년간 유예했던 모바일 게임으로까지 셧다운제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이슈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추정해볼 때 박근혜 당선자가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 도입에 찬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인 장이 나쁜 것도 아니어서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기절초풍할 만큼 게임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해 뭐라고 할 말이 없을 정도”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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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박근혜 당선자가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에 찬성 입장을 밝힌 만큼 모바일 게임사들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실제적으로 어느 정도의 타격을 미칠지는 조금 더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규제는 여야 구분 없이 비슷한 입장과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 당선자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고 해서 게임업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