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방화벽 '만리장성', 해외 VPN 원천차단

일반입력 :2012/12/18 10:48

손경호 기자

해외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는 '만리장성'이 한층 두터워졌다. 중국 정부가 인터넷 방화벽 시스템 '만리장성(Great Fire Wall, GFW)'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외국 서버와 접속을 시도하는 모든 가상사설망(VPN)을 찾아내 차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미국 씨넷, 중국 글로벌타임스 등 외신은 중국이 GFW에 VPN서비스를 원천 차단하는 기술을 추가해 현지 국민들, 인터넷 사업자들 사이에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GFW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으로 지난 1998년 공안부가 사회안정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온라인 감시활동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는 일반 웹페이지뿐만 아니라 이메일, 게임,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에 공용인터넷망을 여러 PC에서 나눠쓰는 VPN에 대해서도 감시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VPN에 사용되는 암복호화 기술까지 쓰지 말라고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VPN은 일반 인터넷 회선을 나눠쓴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관련 송수신 정보를 훔쳐보지 못하도록 암복호화 기술이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기술이 정부의 온라인 감시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암복호화 기술 사용을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GFW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새로 추가된 기술은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VPN은 모조리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버린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유니콤이 이러한 VPN 을 발견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에 VPN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스트릴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소한 4개 이상의 (VPN용) 공통프로토콜이 GFW에 의해 차단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위토피아, 스트롱VPN 등의 서비스가 차단됐다.

블록트차이나닷넷(Blockedinchina.net)에 올라온 중국 내 인터넷 접속 차단 사이트 목록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뿐만 아니라 유튜브, 구글 등 해외 인터넷 서비스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내에 VPN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나 그 기준은 중국회사이거나 중국계가 운영하는 외국회사와 중국회사의 합작회사여야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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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제제조치에 대해 중국 내 근무하고 있는 한 다국적 기술회사의 임원은 중국 내 모든 비즈니스를 막지 않고서는 VPN을 원천차단하는 일은 불가능 하다며 중국은 모든 비즈니스의 본사를 자국 내에만 두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GFW시스템을 관장하고 있는 중국 공신부측은 다국적 회사라고 해도 VPN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현지 회사들과 협력해야 하며 중국 법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