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中 상륙…대륙서는 ‘을(乙)’ 처지

일반입력 :2012/12/15 09:06    수정: 2012/12/16 09:31

김태정 기자

애플이 지난 14일 중국에 아이폰5를 출시했다. 중국 스마트폰 6위라는 불명예를 회복 가능할지 세계적 관심이 모였다.

현지 1위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과의 제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2~3위 사업자로만 아이폰5를 출시하기에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서 아이폰5 판매를 시작했다. 품질 안전과 관련해 중국강제성인증(CCC)과 중국무선인증(SRRC), 중국통신인증(NAL) 등은 모두 통과했다.

중국 내 아이폰5 선 주문량은 30만대로 인구 수 대비 많은 물량은 아니다. 우리나라처럼 줄을 서는 진풍경도 나오지 않았다. 애플에게 중국은 회사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략지다. 지난해 순 이익 가운데 15%가 중국서 나왔다. 중국서 장사를 못하면 전 세계 점유율이 확 떨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애플이 지난 2010년부터 중국 주요 도시에 미국 못잖은 초대형 애플스토어를 세우고 마케팅에 열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때문에 ‘중국 6위’라는 애플의 지난 3분기 성적은 ‘애플 위기설’을 더 가중시킨 역할을 했다. 지난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서 아이폰 점유율은 7.0%로 삼성전자(16.7%)와 레노보(14.8%)에게도 크게 밀렸다.

애플의 중국 성공 여부를 현지 이동통신사가 좌지우지하는 것도 흥미롭다. 가입자 7억명 이상을 확보한 이동통신 1위 차이나모바일이 아이폰5 판매를 거부, 애플은 속이 타들어갔다.

애플이 손잡은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 가입자를 모두 합쳐도 차이나모바일의 절반에 못 미친다. 차이나모바일이 애플을 상대로 콧대를 세우는 이유다.

차이나모바일은 애플에게 중국식 표준 통신방식(TD-SCDMA) 준수와 앱스토어 수익 일부 배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서 ‘갑’ 역할을 해온 애플의 자존심이 무너진 사건이다.

애플 중국법인은 이 문제에 대해 설명을 거부했고, 차이나모바일 측은 “현재 협상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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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앙 레핑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아이폰5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서 애플 점유율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차이나모바일의 협력 없이는 큰 발전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난 9월 700달러를 넘겼던 애플 주가는 최근 500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 5일 뉴욕증시서는 2008년 이후 무려 4년 만에 하루 6% 넘는 급락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