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메일, 10GB는 모자라'…용량관리 이렇게

일반입력 :2012/12/13 08:30    수정: 2012/12/13 10:01

구글이 지메일을 비공개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2004년 당시 수신함 용량은 1GB였다. 그 한도는 2005년 일반 서비스로 열리면서 2GB로 늘었다. 서비스 9년째인 현재 용량은 10.1GB로 초창기대비 10배이상이며 그 사용자수는 올상반기 기준으로 전세계 4억2천500만명에 이른다. 수신함 크기가 실시간으로 늘어나지만 사용자가 받는 메일이 들어차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건 적잖은 사용자들의 골치를 썩게 한다.

손쉬운 해법은 돈을 쓰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 4월부터 월단위 과금 방식으로 지메일 수신함 저장한도를 늘려주는 신요금제 유료서비스를 제공한다. 1개월마다 2.49달러(한화 약 2천675원)를 써서 수신함 용량을 25GB짜리로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신요금제 설명란에 따르면 사용자가 구입한 내역만큼 공유되는 구글드라이브 동기화 및 업로드 파일과 피카사 서비스 저장용량이 제공되며, 지메일 서비스에는 별도의 추가용량만 주어진다. 더 비싼 요금제를 쓴다고 지메일 용량이 고스란히 함께 늘진 않는단 얘기다. 원래 결제대상이 파일저장서비스 '구글드라이브'와 사진 공유 및 보관서비스 '피카사' 용량이고 지메일 수신용량 증가는 일종의 덤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개편 이전의 요금제는 5달러(20GB)부터, 4천96달러(16TB)사이의 연단위 과금방식이었다. 그땐 구입한 저장용량이 지메일 수신함 용량으로도 공유됐다. 일설에 따르면 개편 이후 늘릴 수 있는 메일용량은 30GB를 넘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현재 저장용량 크기가 10GB용량이든 25GB용량이든, 메일 이용량이 많은 사람에겐 결국 수신함 관리가 필요하다. 수신함의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메일을 골라 정리해줄 필요가 있다. 첨부파일 용량과 메일 내용의 유효시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서 역설이 발생한다.

■메일 수신함 관리의 역설?

메일을 '하나하나 열어보면서' 용량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가운데 과연 '그렇게 해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럴만한 여유가 된다면 수신함의 남은 공간을 걱정할만큼 메일을 많이 보내고 받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반대로 10GB 또는 25GB 용량에 달하는 수신함이 모자란 사람이라면, 이미 받은 최소 수천개의 메일을 일일이 확인할 시간이 있을 리 없다. 심심해서 스팸메일을 수집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결국 메일이 가득찰 정도로 바쁜 사람이 따로 짬을 내 관리할 여유를 갖기란 어렵다.

가능한 대책은 덩치가 큰 메일만 골라서 지워버리는 것이다. 일반 텍스트만 담긴 메일보다는 첨부파일이 포함된 메일을 찾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어차피 메일 본문의 텍스트 정보는 문서나 이미지 등으로 된 첨부파일에 비해 용량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MB짜리 첨부파일을 담은 메일 1개를 찾아 지우는 것은 첨부파일이 없는 10KB짜리 메일 1천건 가량을 지우는 것에 맞먹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더이상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없을만큼 일정기간 이상 오래된 메일들을 몰아서 지워버리는 방법도 있다. 첨부파일이 있거나 말거나 더이상 보관할 필요가 없다면 한꺼번에 털어버리는 게 편리할 수도 있다. 지메일 회신 기능을 써서 특정 주제로 같은 사람과 메일을 계속 주고받으면 새로 작성된 메일에 먼저 오간 내용도 삽입되기 때문에 실수로 최근까지 필요한 자료를 지울 위험도 낮다.

■지메일 고급검색 연산자의 마술

그럼 수신함에 쌓인 메일을 어떻게 첨부파일 용량 또는 수신된 이후 지난 기간을 기준으로 검색할 수 있을까. 약 1개월전인 지난달 14일, 구글이 새로 지원하기 시작한 고급검색 연산자 'size:'와 'older_than:'을 쓰면 된다.

지메일 검색창에 size:를 쓰고 그 뒤에 숫자와 용량 단위를 붙이면 그보다 용량이 큰 메일을 모두 찾아준다. 예를들어 size:15m이라고 쓰면 하나의 용량이 15MB를 넘어가는 모든 메일을 결과로 표시한다. 이것과 같은 기능을 하는 연산자로 'larger:'가 있다. 같은 방식으로 500KB 이상(larger:500k) 이나 7.5MB 이상(larger:7.5m) 크기의 메일도 찾을 수 있다.

또 지메일 검색창에 older_than:를 쓰고 그 뒤에 숫자와 시간 단위를 붙이면 그보다 오래된 메일을 모두 찾아준다. 예를들어 older_than:1y라고 쓰면 수신함에 들어온지 1년(year)을 넘긴 모든 메일을 결과로 표시한다. 같은 방식으로 6개월전(older_than:6m) 또는 30일전(older_than:30d) 주고받은 메일도 가려낼 수 있다.

특정시기 이전에 쓴 메일이라도 모두 지우는 게 찜찜하다면, 특정 크기 이상의 오래된 메일만 골라 지우는 방식도 가능하다. size:나 larger:와 older_than: 연산자를 나란히 쓰면 된다. 즉 100일 이상 오래된 메일가운데 2MB를 넘어가는 것만 찾아내겠다면 검색창에 'size:2m older_than:100d'를 쓰면 된다. 띄어쓰기로 2개의 고급검색 연산자를 구별하면 2가지 조건에 모두 맞는 것을 찾겠다는 뜻이다.

■1달전엔 '파인드빅메일' 아니면 불가능했다

구글이 원래 지메일을 갓 내놨을 땐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 연산자가 없었다. 회사가 이 연산자를 추가했다고 알린 지난달 중순 블로그 포스팅 게재시점은 지메일에서 '베타' 딱지가 떨어진 2009년7월에서 불과 3년반밖에 안 된 시점이다.

아직 구글이 공식 제공하는 한국어판 고급검색 도움말에는 제대로 소개되지도 않았다. 사실 이 도움말에 소개된 다른 연산자들을 함께 사용하면 더 다양한 방식으로 메일을 걸러낼 수도 있다.

걸러낸 메일들은 아무리 많아도 한 화면에 20건씩 표시된다. 내용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가 없다면 메일목록 왼쪽 위 빈 상자(□)를 눌러 'V'표시를 만든다. 이 때 메일 목록 위에 '이 페이지에 있는 대화 20개가 모두 선택되었습니다'라는 알림문구가 보이는데, 그 오른쪽에 밑줄 그어진 '검색어와 일치하는 모든 대화 선택'을 누르면 화면에 안 보이는 전체 검색결과가 선택된다. 이 상태에서 휴지통 단추를 누르면 화면에 표시되지 않은 모든 검색된 메일을 함께 지울 수 있다.

사실 용량을 기준으로 첨부파일을 찾아내는 기능은 '파인드빅메일(findbigmail)'이라는 서비스업체가 먼저 제공했다. 이 사이트 기능을 이용하면 메일을 용량별로 검색해 1MB이상, 5MB이상, 10MB이상, 가장 덩치가 큰 메일, 4가지로 분류해준다.

대신 이 방법은 전체 메일함을 분석하기까지 몇분내지 몇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 서비스는 지메일이 첨부파일 유무 여부만 검색해줬던 과거엔 꽤 유용했다. 어차피 용량을 기준으로 걸러내는 건 마찬가지다.

기자는 취재용으로 사용중인 지메일 계정 수신함 사용률이 최근 99%까지 육박해 이 방법을 찾게 됐다. 수신함 10.1GB가운데 10GB용량을 쓰면 이런 비율이 나온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용량과 지난 날짜를 기반으로 수신함을 정리한 결과, 사용률을 40%까지 줄일 수 있었다.

관련기사

다만 여전히 수신함에 들어오는 메일과 첨부 용량은 증가 추세다. 메일 용량 기준으로 정리를 반복하다보면 결국 추가 용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 시기를 늦추기 위해 송신메일 용량만이라도 줄이는 파일첨부 습관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 방법은 메일에 파일을 첨부할 때 직접 올리지 말고 파일저장서비스 '구글드라이브'를 통해 보내는 것이다. 이 경우 실제 파일은 구글드라이브 저장공간에 들어가지만 받는 쪽이 인터넷 링크를 눌러 첨부파일을 확인하는 과정은 동일하다. 첨부파일이 딸린 송신 메일을 일일이 지우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