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가 ‘미친듯이’ 팔리는 이 나라는?

일반입력 :2012/12/09 22:05    수정: 2012/12/10 08:13

이재구 기자

네가 블랙베리폰 안 사줘서 내가 얼마나 황당한 꼴을 많이 당했는 줄 알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8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영화 ‘블랙베리의 아이들(BlackBerry Babes)’의 한 장면을 소개하면서, 한때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폰 기종의 하나였다가 추락한 리서치인모션(림)사의 블랙베리폰이 이 나라에선 '미친 듯이' 팔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기가 좋아 영화에도 등장할 정도였다는 의미까지 포함돼 있다.

보도가 소개한 영화장면에서는 여자친구 케이샤가 먼지 날리는 자동차공원에서 그의 남자 친구 대니얼의 가슴을 잡고 소리지르지만 대니얼은 다음 달까지는 사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블랙베리폰이 두 남녀관계의 시험대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가 이처럼 블랙베리폰 열풍에 빠진 것은 보다 광범위한 트렌드의 일부로 해석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블랙베리폰이 비록 작은 점유율이긴 하지만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점점더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유는 이들 스마트폰이 컴퓨터에 접속할 수 없는 아프리카사람들에게 한달에 몇 달러만 내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손가락으로 접속하는 블랙베리폰 사용자는 나이지리아 온라인 검색 트래픽의 67%를 차지할 정도다. 나이지리아 휴대폰가입자의 4%인 400만명이 스마트폰 가입자다. 미국에서 블랙베리폰의 점유율은 1.6%에 불과하다.

시장조사회사 인포마의 니콜라스 조티쉬키 분석가는 “이들 가운데 절반이 블랙베리폰을 이용한다면 이는 림이 어떻게든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의 사용자들은 특히 공짜로 문자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랙베리메신저(BBM)서비스를 좋아한다고 보도는 전했다.

라고스에 사는 수백명의 BBM친구를 갖고 있는 한 학생은 “나는 친구한테 (언제든지)말할 수 있는 블랙베리를 가지고 있다. 만일 당신이 블랙베리를 사용한다면 사람들은 당신을 특별하게 볼 것”이라고 말한다. 센스있는 기업들은 BBM을 통해 자신의 제품을 마케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그나마도 림의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나이지리아 및 아프리카 시장에도 새로운 위협세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위협적인 것은 화웨이,ZTE,테크노같은 중국휴대폰업체다. 중국업체들은 보다 값싼 휴대폰, 그리고 스마트폰을 팔면서 2개의 다른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심카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게다가 결정적으로 림은 최근 나이지리아 이통사들이 애플의 아이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또다른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1월에 나오는 블랙베리10같은 SW를 사용하는 단말기가 전세계적인 판매위축으로 고민하는 림에게는 한가닥 희망의 실마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