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부진, MS가 범한 오류 8가지

일반입력 :2012/12/05 10:08    수정: 2012/12/05 10:46

최근 타미 렐러 MS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윈도8 출시 후 한달동안 4천만개 라이선스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PC시장은 활기를 되찾지 못했고, 서피스 태블릿도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10월 21일부터 11월 17일까지 4주일동안 윈도 기반 PC의 소매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윈도 태블릿의 판매량은 전체 윈도8 기기의 1%에도 못 미쳤다. 윈도8이 PC판매를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떨어뜨리고있는 것이다.

이에 미국 씨넷은 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MS가 잘못하고 있는 8가지를 꼽으며 쓴소리를 던졌다.

■너무 비싼 윈도8 업그레이드 비용

씨넷 리뷰팀장인 데이비드 카노이는 윈도8 업그레이드 비용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본인의 현존 윈도7 기반 PC를 업그레이드하는 비용이 대당 40달러인 점은 모든 기기에 대해 20달러면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애플보다 비싸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튠스 계정 하나로 라이선스를 하나만 구매하면 여러 맥PC의 OS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반면, MS는 보유한 기기마다 40달러란 라이선스를 모두 지불해야 한다. 만약 3대의 윈도 PC를 가졌고 윈도8으로 업그레이드한다면, 필요한 비용은 최소 120달러다.

데이비드 카노이는 “MS가 더 나은 조건을 내놓지 않으면 윈도8 업그레이드보다 윈도7 사용을 유지하겠다”고 적었다.

■윈도RT는 혼란스럽다

다음으로 지적된 부분은 윈도RT다. ARM 프로세서 기반의 윈도 운영체제인 윈도RT는 태블릿에 대응하기 위해 나왔다. 그러나 윈도RT는 기존 윈도 환경의 SW를 전혀 구동할 수 없다.

데이비드 카노이는 “서피스의 하드웨어는 확실히 훌륭하지만,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 경쟁자에 비해 독특한 기능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별한 기능을 얻을 수 없는데도 아이패드보다 비싸다는 점도 문제점이라고 언급했다.

■서피스프로 태블릿도 비싸다

다음으로 지적된 부분은 곧 출시될 서피스프로 태블릿이다. 인텔 아톰칩셋을 탑재하게 되는 서피스프로 태블릿의 가격은 키보드없이 899달러다. 키보드커버를 포함하면 1천달러에 달한다.

데이비드 카노이는 “같은 가격에 터치스크린을 포기하고 2배의 배터리 시간을 보이는 울트라북을 사는게 낫다”고 지적했다.

■터치스크린 없는 윈도8 노트북을 써야하나?

다음은 윈도8 노트북 중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거나 지원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혼란이다. 현재 윈도7 노트북 사용자들은 윈도8 업그레이드를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MS는 윈도8을 터치스크린에 최적화했다고 강조한다. 반면, 터치스크린이 없는 노트북 사용자들은 과연 자신들의 기기에 윈도8을 설치해도 좋을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데이비드 카노이는 “윈도8 기반 노트북에 대한 현재의 마케팅 거품이 빠지고, 차세대 제품들이 출시될 내년까지 기다렸다가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게 낫다”고 견해를 밝혔다.

■MS 플랫폼을 떠나는 개발자

오랜 시간 개발자들을 물심양면 지원해온 MS는 최근 수년 사이 개발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모바일 트렌드 속에 MS 윈도가 개발자의 수익을 보장하지 못했고, 새로운 윈도8과 윈도폰 역시 큰 이익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개발자들은 점차 MS를 떠나고 있다.

최근 IDC 조사에 따르면 윈도 개발자 중 33%만 윈도8 태블릿과 윈도폰7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흥미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애플 진영 개발자의 85%가 아이폰 앱 개발에, 83%가 아이패드 앱 개발에 흥미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안드로이드 휴대폰과 태블릿에 대한 개발자들의 관심도 각각 76%, 66%를 보였다.

IDC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플랫폼에 50% 미만으로 관심으로 보인다는 건 모바일 플랫폼이 사망 직전이란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개발자가 MS를 떠난다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니다. 윈도8과 윈도폰8은 애플리케이션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확실하다.

■윈도8과 윈도폰을 위한 영향력 있는 우군이 없다

씨넷은 MS가 윈도8과 윈도폰8을 출시하기 전까지 수년동안 미디어와 블로거에 대한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데이비드 카노이는 “씨넷 리뷰팀이 윈도8 태블릿의 정식출시 이전까지 실제 기기를 리뷰할 기회도 없었고, 수차례 쇼핑시즌을 지나면서 MS측에서 어떤 마케팅 시도나 지원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월 25일 뉴욕서 개최된 윈도8 출시행사 당시에도 대강의 설명만 들었을 뿐, 구체적인 체험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회사들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 미디어나 블로거에게 충분한 사전체험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들면서다.

■윈도8을 위한 대표 휴대폰이 없다

씨넷은 MS에게 윈도8에 영웅역할을 해줄 휴대폰이 없다고 표현했다. 애플의 아이폰, 안드로이드 진영의 삼성전자 갤럭시S3처럼 운영체제를 대표할 플래그십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이다. PC 시대와 달리 모바일 시대엔 스타급 휴대폰이 전체 OS의 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MS는 노키아를 통해 대표선수격의 윈도폰을 만들어내려 시도했다. 그러나 노키아의 루미아920은 튼실한 생태계를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경쟁사들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왜 엑스박스 브랜드를 확장하지 않았나

MS는 엑스박스란 브랜드를 확장할 기회를 상실했다. 지난 수년간 판매돼온 콘솔게임기 엑스박스는 근래 가장 성공적이며 혁신을 상징하는 MS의 브랜드였다. 엑스박스는 강한 충성도의 사용자층을 확보했지만, MS는 엑스박스란 브랜드를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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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하이너 씨넷 블로거는 “MS의 스마트폰은 윈도 대신 엑스폰이란 이름이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확실히 윈도8의 타일모양 인터페이스는 엑스박스의 인터페이스를 뒤따른 것이다.

근래까지 사용자들은 윈도란 이름을 구식이고 뒤처진 것으로 여기지만, 엑스박스는 최신의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윈도란 브랜드를 휴대폰 영역에 끌어와 집착한 것은 실수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