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업체 난립...SSD시장 '죽기살기'

일반입력 :2012/11/28 16:57    수정: 2012/11/29 10:51

송주영 기자

연말 SSD시장이 지난해 대비 3배나 늘어난 공급사들 간의 마케팅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SSD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나머지 시장을 놓고 생존을 위한 업체간 ‘제품 알리기’ 경쟁이 치열하다.

28일 SSD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공급사가 급증한 가운데 내년도 시장포화를 우려하는 70여 공급사간에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차원의 제품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특히 내년에는 낸드플래시 가격의 하락 요인도 크지 않아 기술력 있는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어 올해 연말 SSD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서는 삼성전자, 인텔 등 1, 2위 업체부터 후발주자인 도시바까지 마케팅 경쟁에 나서면서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한 상황이다.

SSD 업체들은 자사 신제품 뿐만 아니라 운영체제(OS), 게임 새 제품 출시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프로모션 행사를 한다. 업계에서는 “타업체 프로모션 행사 때마다 함께 행사를 기획하려면 회사를 팔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할 정도다.

■고성장세에 너도나도...70여업체 난립

우리나라 SSD 시장은 성장률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업체들의 진입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관련업계는 올해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140%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다. 전 세계 시장 성장률 전망치인 24%와 비교해 5배가 넘는다.

시장 구도는 1강2중. 삼성전자가 나홀로 독주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인텔 낸드플래시 계열의 OCZ, 디지털헨지 등이 경쟁하고 있다. 시장 절반은 삼성전자 몫이다. 남은 시장에서 70여개사가 싸우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 2위 업체인 도시바 계열의 SSD는 시장 인지도가 약한 편이지만 최근 오앤웍스가 타이완 콘트롤러에 도시바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체 급증...1년새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우리나라 SSD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편으로 꼽힌다. 관련업계는 지난해 20여개에 머물던 업체 수는 올해 70개 이상으로 늘었다고 추정한다. 성장률이 높다는 판단 속에 SSD 경쟁에 너도 나도 뛰어들며 최근에는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SSD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SSD 시장의 성장률은 전 세계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높다. 업계가 추정하는 올해 우리나라 SSD 시장 규모는 6천억원 수준. 매출 기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2천5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SSD 시장과 비교해 140% 성장했다. 세계 시장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는 전 세계 SSD 시장 규모를 올해 55억달러(한화 5조9천억원)로 보고 있다. 지난해 대비 24% 성장한 수치다.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속도에 민감하고 IT 추세에 대한 대응도 빠른 것이 요인으로 분석됐다. SSD가 HDD와 비교할 때 가장 크게 비교되는 면은 속도다. HDD가 CPU의 속도 발전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에 반해 최근 출시된 SSD는 속도가 빠르다.

SSD는 HDD와 비교할 때 속도가 3~4배 빠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SD로 교체하면 부팅 속도는 10초대, 시스템 성능은 3배 가량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SSD 연말 프로모션 행사 ‘풍성’...절호의 구매 찬스

내년 시장을 노리고 연말 SSD는 업체간 프로모션 행사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할인 행사를 기획한 뒤 시점을 보고 있다.

윈도8과 SSD840을 엮어 ‘위대한 8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캠페인을 마련했다. 윈도8, SSD840 체험단 행사가 진행중이고 윈도8, SSD840 제품을 패키지로 엮어 판매하는 할인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사가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중이라며 내용이 확정되면 곧 행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유율 2위 인텔 SSD 총판업체인 디지털헨지도 현금 행사를 마련했다. 180GB SSD330 시리즈를 사면 3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디지털헨지 관계자는 “10만원대 중후반의 고용량 제품을 행사를 이용하면 10만원대 초반에 구매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행사는 당초 다음달 10일까지로 계획됐지만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달 말까지 기간을 늘릴 예정이다.

인텔, 마이크론 메모리 기반 SSD를 판매하며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OCZ도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자사 컨트롤러가 탑재된 벡터 신제품 출시에 맞춰 프로모션을 검토하고 있다. 신제품은 다음달 초 출시된다.

도시바 낸드플래시 계열의 업체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타이완 컨트롤러, 도시바 낸드플래시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오앤웍스가 1+1 행사를 시작했다.

오는 22일까지 250GB 다이아몬드SE SSD를 사고 구매후기를 올리면 115GB 에이데이타 제품을 하나 더 준다. 한정 수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SSD 경쟁에 허리가 휘도록 마케팅을 하고 있다”면서 “60GB, 120GB 경쟁에 머물던 시장이 내년에는 120GB, 250GB 고용량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SD 빠른 속도 강점

SSD는 CPU 성능 개선과도 맞물린다. 인텔에 따르면 486 컴퓨터 시절과 비교해 아이비브릿지의 속도는 400배 가량 늘었다. D램 성능도 꾸준한 개선을 통해 CPU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 개선을 보이고 있다. 유독 HDD만은 80년대 중반과 비교해 19배가량 성능이 개선되는 데 그쳤다.

이 시장에서 SSD업체는 빠른 속도, 내구성 등을 내세우며 승부에 나섰다. 가장 대표되는 장점이 부팅 속도다. HDD는 1분이 넘게 걸리지만 SSD는 15초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속도의 장점에 더해 가격도 낮아졌다. 올해 120GB SSD는 최저가 기준으로 10만원대 초반, 180GB 제품은 10만원대 후반이다. 60GB는 10만원선이 깨져 7~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월 OCZ가 ‘통큰SSD’로 128GB 제품을 13만원에 출시하면서 연달아 경쟁사들이 가격을 내리며 하락세가 지속됐다.

마침 낸드플래시 가격이 수직 하강하던 시절이었고 경쟁도 가열되면서 상반기 SSD 가격은 128GB 제품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3만~4만원선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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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낸드플래시가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시장점유율 50%가 넘는 삼성전자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나머지 절반의 시장에서 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내년 점유율 확대 경쟁이 올해만큼 치열할 것이며 점유율이 내년 이후의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가격할인 행사도 꾸준히 하겠지만 이제는 콘트롤러 등 기술력으로 승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