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업체 틸론, '가상화' 뺀 이유는?

일반입력 :2012/11/26 11:08    수정: 2012/11/26 11:16

클라우드 솔루션업체 틸론이 출시한 산업용PC 원격제어 소프트웨어(SW)는 가상화 기술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이 별나다. 가상화SW 기술에 밝은 틸론이 보름전 2013년도 연간사업전략을 제시하며 소개한 '엘서포트'와 '엘리모트' 이야기다.

엘리모트는 온라인에서 특정 PC환경을 iOS나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기기 또는 다른 PC로 조종하는 원격제어 기술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엘서포트는 특정PC를 다른 PC에서 연결해 고객상담원이나 사내 IT부서가 기술지원 업무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엘리모트와 엘서포트는 데이터센터의 가상머신(VM)이 아니라 물리적인 데스크톱 컴퓨터를 관리하는 용도다. 즉 기존 틸론의 PC관련 클라우드 솔루션 'D스테이션', 'A스테이션', 'E스테이션'과 달리 가상화된 PC를 다루지 않는 게 특징이다.

26일 틸론 관계자는 엘리모트와 엘서포트는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각 PC와 모바일 기기용 접속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누구나 쓸 수 있다며 가상머신(VM)이 아니라 물리적 단말기간의 1대1 통신에 쓰이는 것으로, 이런 기술은 사실 드물지 않다고 언급했다.

대신 엘리모트와 엘서포트에는 D, A, E스테이션처럼 틸론이 자체 개발한 원격데스크톱 접속프로토콜 'VDoSP' 기반 통신과 화면이 작은 모바일기기로 PC를 제어할 때 접속프로그램 '클라우더'에 선보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 '엘링' 등 회사 노하우가 반영돼 있다.

틸론이 가상화 시장에서 원격제어, 원격지원 시장으로 발을 넓힌 모양새다. 회사는 무료로 제공하는 엘리모트와 엘서포트 외에도 동일한 기술을 기업들에게 설치형SW로 공급 가능한 제품 'R스테이션'을 내놓은 상태다. 이처럼 물리적 PC를 원격지원하는 기술은 '알서포트'나 '팀뷰어'같은 국내외 상용 솔루션 업체가 이미 공급해왔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아직 국내 영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출시하더라도) 기존 상용 솔루션 업체들의 제품과는 시장이 나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R스테이션은 틸론이 사전 기획이 아니라 일본 파트너 요청에 따라 제품화한 것이다. 공정관리용 PC 여러대를 놓고 쓰는 제조업체 고객사가 각 단말기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생산라인에 직접 들어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들었다는 게 틸론측 설명이다. 무료 서비스와 달리 원격, 모바일 제어에 더해 여러 관리자가 1대의 물리적 PC를 동시에 연결해 모니터링할 수 있다.

틸론은 개인용 엘리모트와 엘서포트, 3가지 원격지원 솔루션을 통해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기업용 R스테이션을 공급해 자체 데스크톱프로토콜 사용환경도 늘려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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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원격데스크톱 통신기술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원격데스크톱프로토콜(RDP)이 가장 널리 쓰인다. 틸론을 포함한 주요 가상화 업체들은 자체 통신기술을 개발해 갖출뿐 아니라 RDP에 기반한 가속 프로토콜도 만들어 공급한다.

RDP가 안정성과 꾸준한 성능향상을 보여줌으로써 업체별 자체 통신방식보다 인기가 높지만 그 가속기술을 공급하는 업체는 MS에 각종 라이선스료를 물게 된다. 부처와 기관들이 내년 공공부문 SW국산화를 강조하면서 이 부분까지 신경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