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결제, 오프라인 돌격…‘엠틱’ 날개

일반입력 :2012/11/15 14:47

정윤희 기자

이제 휴대폰 결제의 미래로는 오프라인이 꼽힌다. 그동안 휴대폰 결제가 주로 온라인에서 쓰이던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지만, 대세가 그렇다. 국내서 휴대폰 결제가 시작된 지 10여년,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에 가깝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여유가 있다. 기존 휴대폰 결제 시장이 약 3조원에 가깝다면, 오프라인 실물 결제시장은 규모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다. 휴대폰 결제 업체들이 저마다 오프라인 시장을 노리는 이유다. 여기에 온라인보다 높아진 1인당 평균 결제액,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간편해진 결제 시스템도 한 몫 한다.

하순봉 KG모빌리언스 엠틱사업본부 상무를 만났다. KG모빌리언스는 후불형 전자지갑 서비스 ‘엠틱’으로 오프라인 휴대폰 결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엠틱’의 가입자는 50만명, 실 사용자는 10만명을 훌쩍 넘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서비스 범위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든다. 편의점, 커피숍, 화장품 로드숍 등 가맹점을 늘리는가 하면, 인터넷 상에서도 바코드 뒷자리만으로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다. 거래액도 지난 7월과 비교해 2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 상무는 “가맹점이 없어서 서비스를 못 쓴다는 소린 듣고 싶지 않다”고 단언했다. 당장은 ‘엠틱’의 가맹점 확대, 회원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자지갑은 사용할 곳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엠틱’은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휴대폰 결제, 오프라인 대중화가 관건

사실 지금은 다양한 전자지갑 서비스가 범람하는 상태다. 휴대폰 결제업체 외에도 은행, 통신사, 제조사 등에서 저마다 서비스를 내놨다. 고객 입장에서는 어느 서비스가 나에게 맞는지 헷갈릴 만도 하다.

이에 대해 하 상무는 “우리는 지불형 전자지갑”이라고 선을 그었다. 멤버십? 포인트? 미안하지만 관심 없다. 목표는 지불형 전자지갑 넘버원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말이다. 그만큼 자신도 있다.

다만 걸림돌은 ‘대중화’다. 아직까지 실생활에서는 ‘휴대폰으로 결제한다’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지 않은 상황이다. 편의점에 ‘엠틱’ 결제를 알리는 홍보물을 부착하더라도 한 달도 못 가 다른 제품 홍보물에 자리를 내주기 일쑤다. 결국 KG모빌리언스의 현안은 ‘결제 문화를 바꾸는 것’으로 귀결된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오프라인에서는 휴대폰 결제의 비중이 낮습니다. 때문에 홍보, 마케팅의 중요성이 아주 크죠. 그동안 온라인에서는 대부분의 서비스에 휴대폰 결제가 붙어 있다 보니 별다른 마케팅이 필요 없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필연적으로 다양한 마케팅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다. 이 같은 고민이 반영된 것이 도미노피자 ‘엠틱’ 서비스 오픈이다. 온오프라인의 결합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온라인, 오프라인 이원적 마케팅은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도미노피자 ‘엠틱’ 결제는 전화와 홈페이지 주문시에도 휴대폰 번호와 결제용 바코드 뒤 4자리 숫자만 입력하면 된다.

뿐만 아니다. ‘엠틱’ 내 문화상품권 서비스도 오픈했다. 20세 이하 청소년들이 쓸 만한 결제 방안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문화상품권 시장이 크게 성장한 이유도 청소년들의 온라인 결제 욕구를 공략했기 덕분이라는 얘기다.

“미성년자의 경우 휴대폰 결제나 온라인 결제를 하려면 부모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반면 문화상품권은 번호만 넣으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죠. ‘엠틱’의 경우는 유흥 가맹점이 없으니 청소년들이 쓰기 좋습니다. 가맹점도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찾고 있습니다.”

■모바일 직불결제, 시장파이 쑥쑥

최근 가장 큰 이슈는 모바일 직불결제다. 금융위원회가 스마트폰 직불결제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엠틱’으로서는 시장이 더 커졌다. 구체적으로는 미리 공인인증을 거치면 하루 30만원까지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한 방식이다. 예컨대 원하는 계좌를 설정해 놓으면 ‘엠틱’ 결제만으로 지불이 가능하다.

하 상무는 모바일 직불결제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점점 더 가계부채가 커지는 상황에서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용카드가 전체 지불의 70%에 달한다. 해외의 경우 대부분 직불카드를 쓰는 것과 대조적이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직불카드 사용을 권장한다. 그는 직불카드 사용이 늘어나면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자연스럽게 모바일 직불결제로 이행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이제 휴대폰도 일종의 카드인 셈입니다. 결제 금액은 소액이지만 편리성에서는 더욱 뛰어납니다. 현재로서는 계좌 기반의 바코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고, 가장 많은 오프라인 가맹점을 가진 곳이 KG모빌리언스입니다. 해당 서비스가 얼마나 빨리 확산되느냐가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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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G모빌리언스에 합류한 하 상무는 KG이니시스, 하나은행 등에서 전자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만큼 전자결제, 모바일 지갑 사업에 대해 빠삭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본인은 고액연봉의 은행보다는 벤처가 훨씬 재미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기획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즉 ‘도전’이 가장 즐겁다는 얘기다.

“확실히 역동적입니다. 협업을 통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성취감도 있고요. 바로 이러한 도전이 제가 원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엠틱’의 저변을 확대하고 수익을 내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3년 안에 말 그대로 고객이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1등 전자지갑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