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vs매니지드' IT서비스업 미래는

일반입력 :2012/11/13 08:55    수정: 2012/11/13 14:30

최근 IT서비스업계엔 두 종류의 아웃소싱 관련 용어가 통용된다. 매니지드 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비스다. IT인프라 유지관리를 대행하는 형태인 두 서비스 모델은 IT소비화를 대변하는 극명한 예다.

매니지드 서비스는 특정 솔루션에 대해 서버,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DB), 네트워크 회선 등 모든 IT자산 운영을 외부사업자가 대행하는 것이다. 호스팅 서비스와 달리 네트워크 회선까지 관리하므로 대부분 통신사업자가 제공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여기서 퍼블릭 클라우드를 의미한다. 서비스 제공자가 대규모로 구축해놓은 인프라에 접속해 가상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자원을 할당받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인 IT자원은 클라우드 사업자가 관리하는데, 인프라, 개발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준과 형태에 따라 이용자의 관리 수준이 달라진다.

크게 보면, 클라우드는 소비 형태의 IT서비스란 점에서 매니지드 서비스의 한 형태다. 두 서비스모델 모두 IT자산을 관리, 운영할 여력을 갖지 못한 중견, 중소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다. 또한, IT자원을 단기간 이용하고 쉽게 폐기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모든 것을 맡기고, 시간으로 소비한다

매니지드 서비스는 공산품처럼 범용화된 서비스 외에 고객 요구사항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로도 제공된다. 때문에 사업자의 인프라는 단일한 표준환경 대신 혼재된 형태를 띤다.

사업자는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 시 장비와 솔루션을 구매하지 않고 임대 형식으로 확보한다. 사업자는 벤더와 일종의 유통 계약을 체결해 특정 장비의 사용권을 획득한다. 고객유치 후 계약금 일부를 벤더에 솔루션사용료로 지불하는 형식이다.

솔루션을 구매해뒀다가 고객을 확보하면 다시 판매하는 방식과 다르다. 매니지드 서비스 제공자는 고객의 계약 해지 이후 장비를 유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인프라를 계속 유지하지할 필요가 없다.

매니지드 서비스는 네트워크 중요성이 클수록 효과도 커진다. 화상회의나 가상 데스크톱 환경 등이 대표적이다. 두 솔루션 모두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고, 동시에 네트워크 회선의 안정적인 품질을 요구한다. 통신사는 보유한 유무선 네트워크를 무기로 매니지드 서비스의 안정성을 강조할 수 있다.

사용자는 서비스 이용 기간에 따라 돈을 지불한다. IT아웃소싱의 전형적인 사용방식이다.

■표준화된 환경을 쓴 만큼 지불한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미리 구축된 대규모의 인프라 중 일부를 사용자별로 할당해주는 형태로 제공된다. 물리적인 인프라를 가상화시켜 사용자에게 가상서버, 가상 스토리지, 가상 네트워크 등을 제공한다.

만약 인프라 서비스(IaaS)만 사용한다면, 아무것도 설치되지 않은 상태인 가상 인프라 위에 사용자가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서비스를 구축하게 된다. 플랫폼 서비스(PaaS)를 사용한다면, 클라우드 서비스 상의 개발 플랫폼 상에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개발하면 된다.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를 사용한다면, 이용하려는 애플리케이션만 선택하면 된다.

이는 아주 기본적인 클라우드 서비스의 형태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현재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목적, 용도, 사용자 등에 따라 특화된 서비스가 다수 등장했다. 업계 표준으로 통하는 아마존웹서비스의 경우 수시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한다. 관계형DB 외에 NoSQL DB 서비스나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맵리듀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일반적인 IT아웃소싱계약처럼 서비스준수협약(SLA)으로 컴퓨팅 자원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하지만 네트워크 품질까지 보장하진 않는다. 일부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외에 대부분의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통신사의 회선을 빌리는 탓이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고객의 세세한 입맛까지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표준화된 인프라와 서비스 속에서 나름의 타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인프라 초기 구축시간이 매우 짧고, 사용량에 따라 지불하면 된다는 장점을 갖는다.

■IT서비스의 소비화 어떻게?

매니지드 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비스는 IT를 소비 측면으로 접근한다. IT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외부에 누군가 마련해놓은 상품을 사용자가 시간, 용량 등의 단위로 소비하는 것이다.

과거의 IT는 기업에게 구매, 구축과 유지보수란 큰 틀 속에 존재했다. 재무제표 상 자산(Asset)이다.

매니지드 서비스나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용자의 재무제표 상에 정기적인 지출비용으로 표기된다. IT인프라를 직접 구매해 보유할 경우의 구매비용과 감가상각비용보다 저렴할 때 사용된다.

소비 형태의 IT서비스는 당초 특정 규모 이하의 기업들을 위해 고안됐다. 초기의 구매 비용과 운영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기업들에게 고품질의 IT환경을 제공하자는 내용이다.

클라우드는 여기에 비즈니스 민첩성이란 효과를 더하기 위해 고안된다. 필요하면 곧바로 가져다 쓰면 되기 때문이다.

기존 소유 방식의 IT는 기업 비즈니스의 변화를 저해하는 요소였다. 신규 비즈니스를 위한 IT환경을 구축하려면 수개월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적기에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느냐에 기업 승패가 갈리는 시대엔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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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드 서비스의 경우 사업자에게 전면적으로 의존한다. 기업이 IT란 것에 집착할 거리가 적다.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업자와 별도로 사용자에게 일정 수준의 역량을 요구한다.

퍼블릭 클라우드 중 IaaS는 여러 종류의 서비스를 조합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갖고 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아마존웹서비스의 EC2, S3, EBS 등 기본적인 요소에 오토스케일링, 빅데이터, NoSQL, CDN 등 여러 응용 서비스를 묶어 나름의 인프라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