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다 폴슨 오셨네" HP 유닉스 잰걸음

일반입력 :2012/11/12 08:43    수정: 2012/11/12 13:54

인텔이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9500(코드명 폴슨)을 출시를 학수고대하던 HP 유닉스 사업부가 바빠졌다. 폴슨이 HP 유닉스 사업에 새 숨결을 불어넣을 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HP는 인텔 아이태니엄 9500 프로세서를 탑재한 인테그리티 서버 플랫폼 3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인테그리티 플랫폼은 HP-UX, HP 논스톱, 오픈VMS 등의 운영체제를 구동하는 플랫폼이다. HP는 새 플랫폼에 대해 코어 수가 2배 늘어났고, 각종 기능 개선을 통해 이전 모델보다 성능을 3배 높였다고 밝혔다. 저전압 튜얼인라인메모리모듈(DIMMS) 채택으로 전력소모를 21%, 총소유비용(TCO)을 33%까지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성능, 보안, 전력효율 등 업그레이드

인테그리티 BL860ci4는 2소켓 제품인며, 인테그리티 BL870ci4는 4소켓 제품이다. HP 인테그리티 BL890ci4는 8소켓 제품이다.

인텔은 아이태니엄 9500의 성능이 이전모델인 9300보다 2배개선됐다고 발표했지만, HP는 연구소 테스트결과 9300 탑재 시 이전보다 3.29배의 성능 개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이엔드 제품 슈퍼돔2는 인테그리티 서버 블레이드를 장착해 최대 256코어까지 단일 시스템에서 지원한다. HP는 이를 슈퍼돔 2.5라 부르는 모습이다. 사전감지, 분석, 에러 교정 등을 빌트인된 지능화도구로 신뢰성을 높였다.

블레이드시스템 C클래스 인클로저에 장착되는 인테그리티 서버 블레이드는 유연한 확장성과 함께 슈퍼돔2에서 제공됐던 하드웨어 기반 n파티션(nPAR) 기능을 제공한다.

엔트리급 인테그리티 서버는 랙마운트 시스템으로 RX2800이며, 에너지스타 인증을 부여받았다.

마틴 핑크에 이어 HP 비즈니스크리티컬시스템(BCS)사업부를 임시로 이끌게 된 릭 루이스 부사장은 “우리의 미션크리티컬 고객들은 대부분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에 업타임, 성능, 보안 등의 수요 증가에 직면했다”라며 “이번 신제품 발표는 인테그리티 포트폴리오 혁신으로 서버 세계를 변화시키려는 HP의 계속된 헌신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HP는 새 프로세서에 대응하는 유닉스 운영체제 HP-UX 11iv3도 지난 9월 출시했다.

HP-UX 11iv3은 새로운 공통 로그파일과 함께 보안성이 개선됐다. 이로써 위협감지 속도가 이전 버전보다 10배 빨라졌다. OS 내 HP 캐퍼시티 어드바이저는 새로운 분석툴을 탑재해 관리를 단순화했다. 유휴를 식별하고 덜쓰이거나 혹은 과용되는 서버에 대해 서버의 효율성을 증가시켜준다. HP-UX는 단일 데이터센터 안에서 서버 당 256코어를 지원해, 용량이 2배 늘었다.

■코어수 2배여도 SW라이선스는 그대로

HP-UX SW 라이선스 체계는 전처럼 소켓단위로 유지된다. 프로세서 코어수가 2배 늘었지만, SW 라이선스 비용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IBM은 AIX, IBM i, z/OS 등 운영체제와 DB2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코어 기반 라이선스 정책을 운영중이다. 시스템에 사용되는 프로세서 코어수가 늘어나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가 늘어나는 구조다. 오라클은 솔라리스와 리눅스 라이선스를 머신당 1개로, 데이터베이스는 코어수 기반으로 운영중이다.

올해의 새 유닉스 플랫폼 발표는 HP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오라클과 2년째 벌이고 있는 싸움에 대응하는 주요 포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오라클은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차기모델부터 SW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로 유닉스 서버 제품군을 공급해온 HP에게 비수를 꽂은 것이다.

HP는 이후 6월 합의사항을 어겼다며 오라클에 소송을 제기했다. HP는 마크 허드 전 CEO가 HP에서 해임된 직후 오라클 사장으로 영입되자 비밀유지와 아이태니엄 지원을 약속받고 임용에 동의했다. HP는 당시 오라클과 맺은 합의를 근거로 계약불이행을 걸고 넘어졌고, 1년간 이어진 두 회사의 소송전은 오라클에 SW개발을 지속하라는 법원 판결로 1차전을 마무리했다.

오라클과 HP의 싸움은 단순히 두 회사의 하드웨어 점유율 전쟁이 아니었다. 오라클은 SW지원중단을 발표하면서, 인텔의 고위임원으로부터 아이태니엄 단종계획을 통보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는 아이태니엄이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란 거대 화두를 업계에 내던져 유닉스 시장 자체를 위축시켰고, HP 유닉스 사업의 존속마저 위협할 파괴력을 보였다.

때문에 HP는 오라클의 SW개발중단 결정을 철회시키는 것뿐 아니라 고객들에게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영속을 인지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인텔이 직접 법정에서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개발 로드맵이 지속될 것이라고 증언했지만, 시장의 아이태니엄 단종에 대한 의구심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인텔이 아이태니엄 폴슨을 출시하고, HP는 쉴 틈 없이 유닉스 신제품을 출시함으로써 두 회사의 유닉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려 한다. 돌아서는 고객들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더없이 중요한 행보인 것이다.

HP는 또한 오딧세이 프로젝트를 통해 유닉스와 x86 플랫폼을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잇다. HP의 블레이드 시스템 아키텍처를 활용해 x86서버를 슈퍼돔2 인클로저에 장착하고, HP-UX(유닉스)와 MS윈도·리눅스(x86) 등의 운영체제(OS)를 통합 운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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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는 HP 인테그리티, 논스톱 시스템 등의 하드웨어와 HP-UX, 오픈VMS 등의 OS를 x86 시스템과 통합운영하는 것을 포함한다.

인텔 역시 HP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텔은 아이태니엄 9500을 출시하면서 향후 출시될 킷슨은 제온 E7과 CPU 소켓, 칩셋, 메모리, 인터커넥트, 메인보드 등을 호환할 수 있게 되며, 실리콘 디자인까지 호환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