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선, 애플 편들기 4년 더?

일반입력 :2012/11/07 15:08    수정: 2012/11/07 15:21

김태정 기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재선이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6일(현지시간) 알려지면서 IT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모였다. 특히, 애플과 특허 소송 중인 삼성전자는 워싱턴 분위기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업계 분위기는 오바마의 재선이 삼성전자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국 기업 편들기식 ‘보호 무역주의’가 오바마 정권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른 피해자였다.

지난해 4월부터 삼성전자는 애플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인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서 비교적 유리한 판결을 받아냈다. 최근 영국서는 애플이 법원 명령에 따라 “삼성전자 갤럭시탭이 우리 제품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굴욕적인 공고까지 냈다. 문제는 미국이다. 유럽에서 참패한 애플이 미국 법정서는 기세 등등이다. 지난 8월 미 새너제이 법원 배심원들은 일방적으로 애플편만 들어준 평결을 내렸다. 10억5천만달러를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배상하라는 내용이다.

삼성전자의 통신 관련 특허 가치는 ‘0원’으로 매기고, ‘선행기술(prior art)’ 관련 논의는 시간관계상 넘어갔다고 밝히는 배심원들에 외신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아직 재판은 두고봐야하지만 자국 기업 편들기 분위기가 미국 내 확산된 것은 사실이다.

지난 1988년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약 20조원을 들여 방대한 통신 기술을 개발해왔다. 애플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2007년부터 약 5년간 삼성전자에 통신 로열티를 한 푼도 내지 않았으나 미 배심원들은 ‘문제없다’고 평결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도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예비 판결을 내렸다. 오바마 정부의 영향이 없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적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적재산권을 미국서도 지킬 것”이라며 “소송과는 별개로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등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화웨이와 ZTE 등 신흥강자들도 오바마 정권서 된서리를 맞았다. 미국 의회의 방해공작으로 인해 북미 지역 물량 납품에 차질이 상당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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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경우 제품에 보안문제가 심각하다는 미 정치권의 지적과 퇴출 압력에 몸살이 심하다. 이 문제가 미-중 정부 간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잖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바마 정권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국 기업 키우기를 더 강화할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기업들은 특히 경계 대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