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NHN 그린팩토리서 무슨 일이?

일반입력 :2012/11/05 10:52    수정: 2012/11/05 14:00

전하나 기자

지난 2일 밤, 경기도 분당 NHN 그린팩토리 건물에선 흥미로운 광경이 연출됐다. 4층 카페테리아 전체가 캠핑장으로 변한 것. 한 켠에는 군대에서 비상시에나 제공할 법한 비상식량 등이 쌓여 있고 오밀조밀하게 쳐진 텐트 사이로 170명에 달하는 NHN 직원들이 뭔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작전명은 ‘캠프4(CAMP4)’. NHN이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진행해오던 ‘버닝데이(Burning Day)’의 일환이다. 사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24시간 동안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짜던 행사를 올해는 임직원 전체로 확대했다.

주제는 ‘모바일로 서비스화 가능한 것이면 뭐든지’였다. 수상작에는 2천만원의 상금이 내걸렸다. 1~2명으로 묶인 115팀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열의를 불태웠다. 개발자뿐 아니라 서비스 기획자나 디자이너도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불타는 금요일(불금)’을 보냈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ICT패러다임의 변화에 조직 체질을 개선하려는 NHN의 노력이 물씬 묻어나는 모습이다. NHN은 국내 인터넷기업 최강자이지만 모바일 시장에선 페이스북, 카카오와 같은 국내외 벤처기업들과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싸움의 승자는 예측하기 어렵다.

실적은 위기감을 불러온다. 지난 2분기 NHN의 영업이익은 1천495억원으로 전분기(1천617억원) 대비 7.5% 감소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시장 예상치보다 낮을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하지만 고무적인 성과는 계속 나오고 있다. 현재 네이버의 PC대비 모바일 검색쿼리 비중은 평일 약 60~70% 수준, 주말을 합하면 90%까지 올라간다. 이따금 100%에 육박키도 한다.

최근 가입자 7천만명을 돌파한 모바일메신저 ‘라인’이나 출시 3개월 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넘긴 모바일 커뮤니티 ‘밴드’ 등은 NHN의 미래를 밝히는 성장동력이다. 특히 국경 없는 모바일 시장에서 그간 국내 시장에 치우쳐 있던 NHN에 해외 공략 기반을 마련해줬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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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NHN에는 위기감과 함께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한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양주일 NHN UI기술센터장은 “주말 동안 진행된 행사라 임직원들이 이처럼 뜨거운 참여 열기를 보여줄지 예상 못했다”며 “앞으로도 모바일 서비스에 대해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캠프4와 같은 기회를 자주 만들 것”이라 밝혔다.

군대 야상을 차려 입고 행사에 참여한 개인화(PWE)앱 개발팀 홍준모 신입사원은 “모바일 개발자들을 위해 회사가 공개한 오픈 API를 더 쉽게 쓸 수 있게끔 하는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봤다”며 “회사의 비전을 발견하고 직원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