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때문에?…삼성 17라인 ‘숨 고르기’

일반입력 :2012/11/02 19:28    수정: 2012/11/03 14:20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가 경기 화성 소재 시스템반도체용 17라인 건설 속도를 지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특허분쟁중인 애플이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 공급처를 TSMC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이 투자지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화성에 건설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17라인 공장건설 속도를 당초 계획보다 늦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도 이같은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최근 외신은 TSMC가 애플 칩을 생산할 시점을 내년 말로 꼽고 삼성물량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 반도체 17라인은 화성에 들어서는 국내 최초의 시스템반도체용 공장으로 지난 6월 17라인 투자를 발표했다. 삼성은 내년말까지 이공장에 2조2천500억원을 투입해 시스템 반도체 전용 17라인을 짓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미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기존 낸드반도체 공장을 내년 하반기부터 시스템반도체 공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매출은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용 AP칩 공급물량 확대와 함께 꾸준히 성장해 왔다. 올해 예상 매출 규모는 13조원으로서 지난해보다 2조원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사업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지난 6월 화성 17라인 시스템반도체 전용라인 투자시작 발표와 함께 8월에는 미국 오스틴 낸드플래시공정을 시스템반도체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28나노, 17라인은 20나노 및 14나노 등 첨단 공정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글로벌 애널리스트들과 국내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은 A6부터 자체 코어 기술을 적용하면서 AP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아닌 TSMC에 맡길 것으로 꾸준히 전망해 왔다. 또 TSMC가 애플칩을 생산할 경우 A6칩부터 생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SMC가 28나노 공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20나노 공정까지는 크게 어렵지 않아 수율확보를 자신하고 있다”며 “20나노부터는 애플-TSMC가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7라인 건설 시기 조절에 대해 “반도체라인은 시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투자 속도 조절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한편 애플은 통상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신제품을 발표한다. 반도체 등 단말기 완제품 발표 이전까지 부품을 공급하는데까지 드는 리드타임은 통상 2~3개월로 잡는다.

삼성전자의 17라인 투자일정 조정은 다음 주에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