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갑(甲)’ 카톡, 플랫폼 패권 언제까지?

일반입력 :2012/10/21 14:45

전하나 기자

현재까지 국내 모바일게임 플랫폼 전쟁의 승자는 단연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모바일게임 유통 사업에 뛰어든 지 단 두 달여 만에 왕좌를 차지했다.

사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모바일게임 플랫폼 시장은 다자간 경쟁 구도였다.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운영체제(OS)사, 콘텐츠 공급자(CP) 등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이 시장을 탐닉했다. 애플 게임센터(애플), 게임허브(삼성전자), 케이파크(KT), 피망플러스(네오위즈인터넷), 컴투스허브(컴투스) 게임빌라이브(게임빌) 등이 선발주자다.

이들 사업자가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했던 목적은 유저풀 확보에 있다. 시장 진입 장벽이 계속 낮아지면서 개발사마다 자사 콘텐츠를 부각시킬 수 있는 마케팅 툴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사용자를 네트워크로 묶어두는(lock-in) 전략을 취해야 했던 것이다.

플랫폼에 사용자를 모아 놓으면 이용자의 관심사나 소비패턴을 파악하기 쉽고 맞춤형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물론 다른 콘텐츠 설치를 유도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카카오톡은 올 초까지도 한 치 앞 예측이 어려웠던 차세대 플랫폼 시장에서 진입 한달이 안돼 단숨에 주도권을 잡았다. 이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성공은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 첫 번째는 강력한 유저풀(사용자 기반), 두 번째는 킬러콘텐츠의 수급이다.

다른 사업자들과 달리 카카오톡은 태생부터 플랫폼을 지향했다. 사람들을 플랫폼으로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플랫폼으로 출발했다는 얘기다. 임석영 마이후 대표는 “카카오톡은 휴대폰 주소록 기반의 ‘진짜 친구’로 연결됐기 때문에 애니팡 등 게임의 파급력이 더 컸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톡에서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고받던 경험은 게임 콘텐츠와 관련한 메시지를 스팸이 아닌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으로 인식하게 했다.

애니팡이라는 킬러콘텐츠의 역할도 컸다. 카카오톡은 그 자체로 영향력있는 플랫폼이었지만 실제 게임이 연동되기 전까지 그 성공 가능성 여부에 대해선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애니팡이라는 킬러콘텐츠로 인해 카카오톡은 플랫폼 경쟁구도에서 선두에 서게 됐다.

애니팡은 국내에서 단일 게임으로는 최단기간 다운로드 2천만건, 일일 사용자 1천만명, 동시접속자 300만명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카카오톡도 애니팡의 성공에 힘입어 플랫폼으로의 세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승리를 언제까지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대목에서 반추할 만한 사례가 있다. 카카오톡과 애니팡이라는 찰떡궁합의 원조로 볼 수 있는 페이스북과 징가 얘기다.

징가는 페이스북을 이용해 ‘팜빌’과 ‘시티빌’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두 게임은 한 때 한 달 이용자 수가 2억명이 넘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더불어 페이스북도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에서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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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페이스북과 징가는 인터넷 업계에서 최고의 협업사례로 꼽히지만, 지금 징가는 위기다. 페이스북 역시 정체기를 거듭하고 있다. PC와 모바일이라는 사용성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카카오톡과 애니팡의 끝없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이유다.

한 앱 개발사 관계자는 “카카오톡 등 논게이머들을 게임으로 끌어오는 구조는 결국 논게이머들에게 피로감을 더욱 빠르게 준다”며 “페이스북-징가의 사례에서 보듯 콘텐츠가 플랫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