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마플’ API 개방…플랫폼 변신 가속화

일반입력 :2012/10/17 10:31    수정: 2012/10/17 19:33

전하나 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 ‘마이피플’이 다양한 이슈와 콘텐츠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한다. 마이피플 봇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개방해 서드파티(3rdparty) 앱을 양산하고 이를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17일 김지현 다음 신사업부문 이사는 “다음은 앞으로 API 오픈 확대로 서드파티앱과 혁신을 같이 만들어갈 것”이라며 “마이피플 역시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메신저가 아니라 정보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하기 위해 봇 API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API는 플랫폼의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기술 관점에서 API는 개발자들이 앱을 제작하는 수단에 불과하지만 플랫폼 관점에선 콘텐츠 유입과 유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실제 트위터, 페이스북 등 해외 내로라하는 인터넷기업들은 모두 API를 개방해 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페이스북이 10억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사들인 인스타그램 역시 오픈 API 전략으로 하루 평균 2천500개 이상 서드파티 앱이 출시되고 하루 1천만 이상 푸시 알림, 주당 86만장 사진이 등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피플의 경쟁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도 최근 API를 공개했다.

다음은 이미 자사 DNA랩을 통해 지도, 검색, TV+ 분야의 다양한 오픈 API를 선보여왔다. 마이피플도 그간 로고나 버튼 디자인 파일 공유, 다음 제휴사의 브랜드 정보를 전달하는 채널 등의 API를 운영해왔지만 봇 API를 본격 개방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마이피플 서비스 확산에 나선 것이다.

김 이사는 “아이폰 역시 아이폰에 있는 API와 SDK 공개로 수많은 서드파티 앱이 나오면서 혁신을 이룬 것”이라며 “다음은 국내에서 API에 대한 명확한 인식조차 수립되지 않았던 2006년 말부터 API 개방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외부 개방에 앞서 지난 8월에는 다음 내부에서 마이피플 API를 활용한 ‘봇 경진대회’를 열기도 했다. 임직원들은 개발자, 기획자할 것 없이 사내 게시판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공유하며 활발히 참여했다. 접수된 아이디어만 174개. 이 중 51개가 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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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피플 대화창에서 문장을 입력하면 영문이나 일문으로 번역하는 ‘번역봇’, 이성의 마이피플 이용자와 소개팅을 주선하는 ‘마플듀오 봇’, 매일 돌발퀴즈 메시지를 보내는 ‘마플돌발퀴즈 봇’, 여러 명의 마플 이용자들이 협공해서 몬스터를 잡는 머드게임 ‘던전 앤 다음 봇’ 등이 실제 나온 사례들이다.

이 중 일부는 마이피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될 계획이다. 가능성을 맛본 다음은 봇API가 외부 개발자들에게 개방되면 유의미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쌓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가 다변화되면 현재 2600만명 선에서 머물고 있는 마이피플 가입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