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늦은 美 T모바일, LTE 전략은

일반입력 :2012/10/11 11:27

정윤희 기자

압도적이다. 미국 버라이즌, AT&T와 T모바일의 LTE 네트워크 커버리지 차이가 그렇다. 현재 LTE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 버라이즌은 지난 8월 기준 전국 371개 도시, 인구 대비 75%의 커버리지를 구축한 상태다. AT&T는 대략 50여개의 도시에서 LTE를 서비스 중이다.

반면 4위 이통사 T모바일은 첫발을 떼지도 못했다. T모바일의 LTE 상용서비스는 내년이 돼야 시작한다. 1, 2위 이통사들이 LTE 시장을 잠식해 가는 것이 불안해질 만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T모바일이 LTE 시장 경쟁에 대한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네빌 레이 T모바일USA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LTE는 좋은(good) 수준이지만, 내일의 LTE는 굉장해(great) 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경쟁사가 서비스 중인 LTE보다 내년에 서비스를 시작할 T모바일의 LTE가 더 나은 품질을 제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그가 꼽은 T모바일의 LTE 성공요인은 메트로PCS와의 합병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T모바일의 모회사 도이치텔레콤은 T모바일과 텍사스 지역 선불사업자 메트로PCS의 합병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T모바일은 메트로PCS가 보유한 주파수를 추가 확보하게 된다. 게다가 메트로PCS가 서비스 중인 지역은 T모바일이 중점 공략 중인 도시들이기도 하다.

레이 CTO는 “메트로PCS의 주파수를 추가 확보함으로써 좀 더 빠른 속도, 쾌적한 환경의 LTE 데이터 통신을 서비스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합병계획 발표 후)3위 이통사 스프린트가 메트로PCS 인수를 시도하고 있지만, 메트로PCS 고객에게는 T모바일이 더 나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불과 1년 전과는 정반대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주파수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던 T모바일은 같은 처지의 AT&T와의 인수합병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T모바일과 AT&T가 합병한다면 버라이즌을 뛰어넘는 공룡 통신사가 탄생하는 셈이었다.

결국 미국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은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T모바일과 AT&T의 합병은 통신시장의 경쟁을 저해하고 요금 인상과 서비스질 저하를 가져온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T모바일로서는 시장 점유율이 낮은 지역 선불사업자 메트로PCS가 최선의 대안이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T모바일이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버라이즌은 내년에 417개 도시까지 LTE 커버리지를 늘릴 계획이며, AT&T와 스프린트 역시 저마다 LTE 서비스에 박차를 가한다.

이에 대해 레이 CTO는 “버라이즌, AT&T 등 경쟁사는 LTE 주파수 대역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메트로PCS의 주파수 대역이 상하향 속도에서 경쟁사 LTE 서비스를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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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모바일은 내년 연말 LTE 가입자 목표를 2억명으로 세웠다. 다만 해당 수치는 메트로PCS의 LTE 주파수를 제외한 수치다. T모바일은 오는 2014년부터 메트로PCS 주파수를 LTE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메트로PCS의 CDMA 네트워크는 오는 2015년 종료한다.

레이 CTO는 “기존 메트로PCS의 인빌딩 기지국 6천개를 커버리지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HSPA+, LTE 네트워크로 고품질의 4G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