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잡스 왼팔 은퇴작전 실패한 내막...

일반입력 :2012/10/04 10:44    수정: 2012/10/04 21:24

김태정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사내 하드웨어 최고책임자 밥 맨스필드를 무리하게 은퇴시키려다가 실패했다는 사연이 언론에 올랐다.

맨스필드는 쿡과 함께 지난해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심복이었다. 쿡이 오른팔이라면 맨스필드는 왼팔이었다.

쿡은 맨스필드를 물러나게 하려다가 내부 반발에 부딪치자 결국 월 200만달러라는 높은 급여를 주고 내부고문으로 남게 하면서 반발을 무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잡스가 수도 없이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해고해 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잡스 영면 1주기 관련 기사를 통해 쿡과 맨스필드 간 묘한 내분 분위기를 전했다.

쿡은 지난 6월 밥 맨스필드 수석부사장의 은퇴를 발표하면서 디자인 부문의 댄 리치오 부사장을 후임으로 내정했었다. 맨스필드 부사장의 부하들은 쿡의 이 같은 인사에 대해 리치오가 엄청난 업무를 감당할 준비가 안됐다면서 후임인사에 강력히 반발했다.

블룸버그는 3명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 맨스필드 직속의 핵심 엔지니어들이 “리치오는 준비가 덜 됐다. 그의 밑에서 일하기 어렵다”고 쿡에게 직소했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쿡은 결국 두달 만인 지난 8월에 맨스필드에게 월 200만달러라는 엄청난 현금과 주식 일부를 주고 고문으로서 하드웨어엔지니어링팀을 운영해 달라며 그를 애플에 머물게 했다.

결국 쿡은 한 발 물러섰고 맨스필드는 지난 6월 선언했던 은퇴를 번복했다. 당시 애플은 “맨스필드가 미래 제품 개발을 위해 회사에 남기로 했다”고만 짧막하게 밝혔다. 후임 관련 논의는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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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스필드는 지난 2009년 아이맥과 맥프로, 맥북 등의 분리 업무를 맡았고 아이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생산에도 크게 공헌했다. 아이폰 신제품 개발에 따라 맨스필드의 사내 입지는 오히려 더 강화됐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반발이 벌어진 것은 애플에서는 없었던 일이라고 표현했다. 21년 된 애플 고참 브렛 핼리는 회사 규모가 커지고 핵심인물이 부족해지면서 건강한 조직에서 볼 수 있는 것 이상의 내부 다툼이 있다며 '이제는 이런 점들을 체크할 시점이 됐다고 전했다.